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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2628.<풍경소리238>
겁 많은 원숭이에게
괜찮다, 그때 넌 그랬어도 되는 거였다.
어쩔 것이냐?
겁 많은 원숭이가 그 위급한 상황에
눈감고 돌아서서 걸음아 날 살려라.
도망친 것은 하나도 부끄럽거나 죄 될 일 아니다.
평상시에는 숲속의 온갖 대범과 용기를
혼자서 가진 것처럼 우쭐거리다가
막상 위급한 상황이 닥치면 언제 그랬냐 싶게
본색을 드러내어 도망치는, 그래서 겁 많은 원숭이 아니냐?
굽이쳐 흐르는 저 개울과 그 곁에 졸고 있는 초롱꽃이
아무런 잘못도 죄도 없듯이,
괜찮다, 그때 넌 그렇게 했어도 되는 거였다.
아니, 그럴 수밖에 없는 거였다.
너보고 그래서는 안 되는 거였다고,
아무리 그래도 그래서는 안 되는 거였다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도 참 많이 있더라만,
그래, 그 사람들은 그렇게 말해도 된다.
괜찮다, 책망하는 사람들은 책망해도 괜찮다.
어쩔 것이냐?
일만 생기면 누구를 책망하는 게 그들의 본색인 걸!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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