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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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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2707.<사랑 아니면 두려움/분도>
14. 죽기 전에 죽기
꿈에 웬 사람을 길에서 만난다. 그가 말한다.
“나는 죽은 사람이다. 누구와 다투다가 그가 결투를 신청했고 내가 받아들였다. 결투장에서 신호와 함께 그는 총을 꺼내 들었고 나는 칼을 뽑았다. 물론 내 칼이 그의 몸을 찌르기 전에 그의 총알이 내 심장에 박혔다. 그런데 하나도 억울하거나 분하지 않다. 그는 결투라고 하면 으레 총으로 하는 것이라 생각했고 나는 칼로 하는 것이라 생각했고 이 점에서 둘 사이에 아무런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니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다만 돌이켜 생각하니 이왕에 죽을 것을 내가 살기 위해서 누구를 죽이려 했다는 사실이 민망할 따름이다. 그날 내가 칼을 뽑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걸. 하지만 이 무슨 쓸데없는 생각인가? 허허허···.‘ 호탕한 웃음소리에 잠이 깨었다.
사람이 죽으면 저렇게 마음이 넉넉해지는 걸까? 살아서는 그럴 수 없는 걸까? 죽기 전에 죽은 사람이면 그럴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이든 자기의 죽음이라는 렌즈로 보면 평소와 다르게 보일 테니까. 명심하자. 너 오늘도 그분 앞에서 죽은 목숨이다.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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