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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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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2778.<사랑 아니면 두려움/분도>
85.늦봄, 달빛
문익환 목사님이 미국 어느 대학신문에 영문으로 기고하셨다는 짧은 에세이를 읽는다. 이런 내용이다. “노예를 해방하신 하느님이 그렇게 해서 태어난 자유인에게 복종을 강요하신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정말 그렇다면 그건 하느님이 스스로 자기를 모독하는 행위다. 그분이 당신만큼 자유로워진 인간에게 요구하시는 게 있다면, 당신처럼 기꺼이 누군가에게 자기를 내어 주는 사랑의 화신으로 되라는 것뿐이다. 물론 그 요구를 들어주느냐 외면하느냐, 이마저도 전적으로 인간의 몫이다. 자유인에게는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해서 자신의 자유를 포기할 자유가 있고 그러므로 그는 죽어서도 자유다.”
아멘. 속으로 박수치다가 꿈에서 깨어난다. 모를 일이다. 생전의 문 목사님이 이런 내용의 글을 실제로 어디에다 쓰셨는지···
잠시 깨었다가 곧장 다른 꿈으로 들어간다. 평생토록 베토벤의 피아노를 들으며 살아온 어느 이름 없는 맹인 노파가 숨을 거두게 되었다. 한 피아니스트가 소문을 듣고서 그 노파 한 사람 을 위하여 베토벤의 「월광」을 연주한다. 노파가 눈물을 쏟으며 말한다. “저건 그냥 베토벤이 아니라 백건우 선생의 베토벤이야. 저렇게 연주하는 사람은 그분밖에 없어. 이게 어찌 된 일이 지?” 연주를 마친 피아니스트가 말한다.
“할머니, 그동안 고마웠어요. 덕분에 제가 이렇게 살았습니다. 이제 평안히 가십시오.” 노파가 묻는다. “고마운 건 이 눈먼 늙은이지요. 죽어 가는 노파에게 베토벤의 달빛을 비춰 준 댁은 뉘시오?” 피아니스트가 공손히 답한다. “예, 제 이름은 백건우라고 합니다.” 노파가 누렇게 썩은 이를 드러내며 보름달처럼 환히 웃는데 깜짝 놀라 꿈에서 깨어난다.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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