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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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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2795.<사랑 아니면 두려움/분도>
102.아늑하고 고요한 방
사람이 늙어 가면서 단단하게 좁아지기는 쉽고 물렁하게 넓어지기는 어려운 건가? 문학평론가 고故 이 아무 선생, 생전에 분명하고 올곧기로 세상에 널리 알려진 분이다. 꿈에 이 선생 집으로 초대를 받았다.
시골의 아담한 초가집이다. 얼굴 익은 사람들과 낯선 사람들이 모여 잔치를 벌인다. 이 선생이 벗들과 웃으며 환담하는데 그의 어린 아들이 어머니 말을 그대로 전한다.
"그렇게 웃으니까 참 좋아요. 평소에도 자주 부드럽게 웃는 얼굴 보고 싶어요.” 순간 이 선생이 날카로운 가위로 가죽 가방을 소리 나게 찢으며 벌떡 일어나더니 눈을 부라리고 어디론지 가버린다. 아무가 앞을 막아서며 "선생님, 이러지 마세요. 사람이 끝을 잘 마무리해야지, 이러시면 안됩니다" 하고 만류하자 그가 눈물을 글썽이며 말한다. "이 목사, 난들 이러고 싶겠소? 집사람만 보면 짜증부터 나는 걸 어쩌란 말이오?"
문득 장면이 바뀌고, 여기는 이 선생이 하숙하며 집필하는 방이다. 천으로 된 작은 칸막이들 속에서 공장 다니는 처녀들이 잠을 자는데 그사이를 복도처럼 통과하여 맨 끝에 있는 작은 방 아늑하고 고요하다. "흠, 어머니 자궁 같군!" 고개를 끄덕이다가 꿈에서 깨어난다.
세상을 향하여 웃기는 쉽지만 아내를 향하여 웃기는 쉽지 않은 게 보통이다. 잘못되어도 많이 잘못되었다. 어떻게 하면, 안으로 들어갈수록 넓어지는 물리物理에 순順하여, 늙을수록 사람이 너그러워지고 부드러워질 것인가? 길은 하나다. 살아서 다시 한번 어머니 자궁에 들어갔다 나오는 거다. 예수의 말로 하면 죽기 전에 죽어 거듭니는 거다. 그러면 저절로 부드러워지고 괜히 너그러워진다. 따로 애쓸 것 없다.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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