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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편지] 물김치의 별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21 추천 수 0 2021.10.18 21:4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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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편지] 물김치의 별

 
경상도에선 호칭이 남다르다. 형은 히야, 누나는 누야, 형수는 새아저매, 시동생 도련님은 되램요 하고 부른다. 경상도에서 부모님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마이 무라’다. 많이 먹고 방귀를 뀌면 “이 방구재이. 누가 똥 낏노?” 욕먹는다. 사랑과 전쟁, 부부싸움 레퍼토리 “우예가 어찌 사노. 때리 치아뿔라!” 오가는 말이 험하다가 “가스나 자꾸 짤래?(울래?)” 하면서 품에 안고 “뜨끈하게 데파주께” 국그릇은 온기로 가득하다.
경상도 어디 고향을 둔 재벌가와 권력의 밀착은 오래고 진했다. 그도 우주의 시간엔 삼일천하. 인생은 누구나 제 수명을 산다. 애도의 농도를 살피면서 낼 세금도 ‘동글배이’ 많이 그려 내야 맞다. 조선 하늘을 지키는 무수한 별들. 말뚝잠을 자며 서러이 뜬 노동자의 별들을 뵈올 때 죄스럽지 않아야 한다.
경상도 사내들은 수줍음이 많아 선물을 할 때 “오다가 주따” 한다. 별을 따올 때도 어디서 주웠다고 말할까. “잘 주따”하고 받아 포장지 끄내끼(끈)를 풀어야 한다. 엊그제 친구들이 산촌에 놀러오며 선물들을 바리바리 싸들고 왔다. 물론 내 싸구려 와인이나 고구마가 메뚜기 떼 같은 이들에 의해 한 개도 안 남았지만. 지천에 국화요 호박이 사람 얼굴을 하고 누워 있는 집언덕이 순간 북새통. 오다가 주웠을 것인 먹거리 선물들로 냉장고가 꽉 찼다. 그런데 ‘주님 영접’이 과했나 속이 안 좋아 물에 만 밥과 김치에 겨우 기운을 차렸다. 물에 만 밥과 김치는 ‘니캉내캉’ 좋은 짝. 한 숟갈 밥과 김치로 배앓이를 다스리고 밤마당에 서니 별들이 눈부시다. 쌀쌀한 게 좋아 밤에 자주 바깥 공기를 쐰다. 서둘러 난로에 불을 지핀다. 야식으로 고구마를 굽는데, 선물로 받은 물김치가 있으니 가난하나 행복한 부자렷다. 고구마와 물김치에 대고 축성을 한다. 기도 면허를 가진 목사라서 축복할 때는 세게 한다.
임의진 목사·시인
 2020.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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