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 물김치의 별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16 추천 수 0 2021.10.18 21:47:09
.........

[시골편지] 물김치의 별

 
경상도에선 호칭이 남다르다. 형은 히야, 누나는 누야, 형수는 새아저매, 시동생 도련님은 되램요 하고 부른다. 경상도에서 부모님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마이 무라’다. 많이 먹고 방귀를 뀌면 “이 방구재이. 누가 똥 낏노?” 욕먹는다. 사랑과 전쟁, 부부싸움 레퍼토리 “우예가 어찌 사노. 때리 치아뿔라!” 오가는 말이 험하다가 “가스나 자꾸 짤래?(울래?)” 하면서 품에 안고 “뜨끈하게 데파주께” 국그릇은 온기로 가득하다.
경상도 어디 고향을 둔 재벌가와 권력의 밀착은 오래고 진했다. 그도 우주의 시간엔 삼일천하. 인생은 누구나 제 수명을 산다. 애도의 농도를 살피면서 낼 세금도 ‘동글배이’ 많이 그려 내야 맞다. 조선 하늘을 지키는 무수한 별들. 말뚝잠을 자며 서러이 뜬 노동자의 별들을 뵈올 때 죄스럽지 않아야 한다.
경상도 사내들은 수줍음이 많아 선물을 할 때 “오다가 주따” 한다. 별을 따올 때도 어디서 주웠다고 말할까. “잘 주따”하고 받아 포장지 끄내끼(끈)를 풀어야 한다. 엊그제 친구들이 산촌에 놀러오며 선물들을 바리바리 싸들고 왔다. 물론 내 싸구려 와인이나 고구마가 메뚜기 떼 같은 이들에 의해 한 개도 안 남았지만. 지천에 국화요 호박이 사람 얼굴을 하고 누워 있는 집언덕이 순간 북새통. 오다가 주웠을 것인 먹거리 선물들로 냉장고가 꽉 찼다. 그런데 ‘주님 영접’이 과했나 속이 안 좋아 물에 만 밥과 김치에 겨우 기운을 차렸다. 물에 만 밥과 김치는 ‘니캉내캉’ 좋은 짝. 한 숟갈 밥과 김치로 배앓이를 다스리고 밤마당에 서니 별들이 눈부시다. 쌀쌀한 게 좋아 밤에 자주 바깥 공기를 쐰다. 서둘러 난로에 불을 지핀다. 야식으로 고구마를 굽는데, 선물로 받은 물김치가 있으니 가난하나 행복한 부자렷다. 고구마와 물김치에 대고 축성을 한다. 기도 면허를 가진 목사라서 축복할 때는 세게 한다.
임의진 목사·시인
 2020.10.29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10790 임의진 [시골편지] 까막눈 할매 file 임의진 2019-07-30 33
10789 임의진 [시골편지] 알로하오에! 하와이 file 임의진 2019-07-29 30
10788 임의진 [시골편지]하쿠나 마타타 file 임의진 2019-07-28 54
10787 임의진 [시골편지] 성자가 된 청소부 file 임의진 2019-07-26 96
10786 임의진 [시골편지]아침 점심 수박 저녁 file 임의진 2019-07-25 82
10785 김남준 위대한 장을 덮으며 김남준 2019-07-24 60
10784 김남준 고난의 실상2-죄인들을 위한 기도 김남준 2019-07-24 45
10783 김남준 고난의 실상1-우리의 죄를 지심 김남준 2019-07-24 38
10782 김남준 구속의 기쁨으로 살라 김남준 2019-07-24 69
10781 김남준 영광받으실 이유2- 죄인처럼 멸시받으심 김남준 2019-07-24 28
10780 김남준 영광받으실 이유1-자기 영혼을 버리심 김남준 2019-07-24 30
10779 김남준 승리의 부활 김남준 2019-07-24 53
10778 김남준 영광 받으시는 메시아 김남준 2019-07-24 37
10777 임의진 [시골편지] 께끼 장수 file 임의진 2019-07-24 89
10776 임의진 [시골편지] 다방의 푸른 꿈 file 임의진 2019-07-23 55
10775 임의진 [시골편지]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 file 임의진 2019-07-22 97
10774 임의진 [시골편지] 늙은 군인의 노래 file 임의진 2019-07-17 90
10773 김남준 지식의 빛 김남준 2019-07-17 55
10772 김남준 의롭게 하신 그리스도 김남준 2019-07-17 43
10771 김남준 지식-구원에 이르는 길 김남준 2019-07-17 48
10770 김남준 우리의 죄를 담당하신 예수 김남준 2019-07-17 76
10769 김남준 기쁨 없이 사는 삶 김남준 2019-07-17 91
10768 임의진 [시골편지] 향내 나는 손 file 임의진 2019-07-11 86
10767 임의진 [시골편지] 판문점 와이파이 비번, 99882314 file 임의진 2019-07-10 62
10766 김남준 완전한 대속을 누린자의 삶 김남준 2019-07-09 53
10765 김남준 만족하시는 그리스도 김남준 2019-07-09 43
10764 김남준 부활의 소망으로 살아가라 김남준 2019-07-09 71
10763 김남준 무엇을 위한 은혜인가? 김남준 2019-07-09 64
10762 김남준 십자가에서 발견한 인생 김남준 2019-07-09 75
10761 김남준 목표 없는 삶의 비극 김남준 2019-07-09 98
10760 김남준 하나님의 뜻을 성취하신 그리스도 김남준 2019-07-04 53
10759 김남준 십자가에 대한 현재적 경험과 소망 김남준 2019-07-04 39
10758 김남준 부활의 약속 김남준 2019-07-04 60
10757 김남준 열매를 맺으심 김남준 2019-07-04 59
10756 김남준 거룩함-하나님의 백성들의 독특성 김남준 2019-06-24 60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