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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편지] 서핑학교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18 추천 수 0 2021.11.29 21: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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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편지] 서핑학교


여름만 되면 누구나 수영선수. 맨 먼저 동네 ‘지양스러운’(장난기가 많다는 아랫녘 사투리) 형들에게 배운 수영. 개울에서 개구리헤엄을 익히고, 저수지 종단 횡단으로 기염을 토하고, 다음 차례로 바다에 뛰어들었다. 수영에선 쩍벌남처럼 다리를 벌리기만 했다간 ‘쥐’가 나서 중간에 물에 빠져 생쥐 꼴이 된다. 적당히 벌렸다 오므렸다 물장구를 치면서 페이스 조절을 해야 한다. 아무리 ‘없이 산다’ 해서 여름엔 정말 아무거나 집어 먹었다간 큰일이 난다. 설사하다가 급기야 피똥을 싸는 수가 있는데, 윗물에서 물찌똥을 지리기라도 하면 아랫물에서 놀던 아이들은 똥물을 한 바가지 먹어야 해. 깨끗한 개울물이 큼지막하게 고인 개골을 ‘선녀탕’이라 부르고, 애지중지하며 아꼈다. 에어컨이 없던 시절, 저마다 서늘한 그늘과 개울, 바다를 찾았지.
엊그제는 동해에 다녀왔어. 무장공비 간첩도 아닌데 내가 좋아하는 삼척이나 울진, 위로는 속초까지 서핑학교들이 많이 생기고 바다 수영을 즐기는 나름 선수들이 배나 많아 보였다.
실구름이 덮인 하늘 아래 바위너설 뾰족한 천연의 방파제에 돗자리를 깔았어. 굵은 소나기가 푸접없이 행패를 부리긴 했지만 대체로 맑은 날씨였어. 누가 길에다 버린 찢긴 파라솔이 있길래 투명테이프로 응급 수술 진행. 그늘을 치고 돌을 주워다가 돌베개도 마련. 미국의 비치보이스, 한국의 키보이스, 끼룩대는 갈매기 소리가 돌아가며 합창이었다. 수영선수들, 세계에서 모인 서핑선수들, 구경하는 재미가 좋던 발리가 그리워라. 발리에선 서핑학교에 들어가 교습을 받기도 했었다. 보드 위에 올라가 우뚝 서보기도 했지. 딱 그 정도까지. 파도를 뚫고 오래 노닐 수 있었다면 서핑학교 교장을 하고 살겠지. 무료수강 순례자학교 선생 노릇은 오래 못할 일 같아. 오리처럼 어디서나 물 위에 둥둥 뜨는 법은 고수가 되어야 가능. 항상 선수 위에 고수들이 눈을 반짝이고 있지. 고수 앞에선 다리를 찢거나 반말하지 말 일이다.
임의진 목사·시인
2021.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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