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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개구리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60 추천 수 0 2022.05.18 07: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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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개구리
가까운 지인이 글을 보내주었습니다. 책이 귀하던 시절, 이야기에 목말랐던 시절을 생각하면 요즘은 읽을거리가 넘쳐납니다. 핸드폰이 일상화 되면서부터는 더욱 그렇습니다. 글과 사진, 동영상 등을 너무도 쉽게 나눌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다 읽을 수 없을 만큼의 글이 SNS를 통해 오고갑니다. 그야말로 이야기와 정보의 홍수 시대에서 살고 있습니다. 홍수가 났을 때일수록 마실 물이 귀한 법이라는데, 수많은 글과 정보 중에서 어떤 것이 의미 있고 유익한지를 가려내는 것이 지혜라 여겨집니다.
지인이 보낸 글 중에는 말하는 개구리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앞뒤의 글을 보니 어버이날을 맞아 관련된 글을 모은 것이지 싶었습니다. 어느 노인이 개구리 한 마리를 잡았는데, 놀랍게도 개구리는 말을 할 줄 아는 개구리였습니다. 개구리가 할아버지에게 말했습니다. “저에게 키스를 해주시면 저는 예쁜 공주로 변할 거예요.”
그 말을 들은 할아버지는 키스를 하는 대신 개구리를 호주머니 속에 넣었습니다. 개구리가 깜짝 놀라 “키스를 하면 예쁜 공주와 살 수 있을 텐데, 왜 그렇게 하지 않는 거죠?” 하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솔직하게 말해줄까? 너도 내 나이가 되어 보면 예쁜 공주보다는 말하는 개구리가 훨씬 더 좋을 거야.”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우리말 중에 ‘웃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웃기면서 슬프다’는 뜻으로, 표면적으로는 웃기지만 실제로 처한 상황이나 처지가 좋지 못하여 슬프다는 뜻입니다. 말하는 개구리 이야기는 그야말로 웃프게 다가왔습니다. 피식 웃음이 났지만 마음 끝이 슬픔의 감정으로 물들었습니다.
며칠 전 어머니와 보냈던 시간이 떠올랐습니다. 아흔이 넘은 연세에도 강원도를 찾은 어머니는 산에 올라 몇 가지 나물을 뜯었습니다. 산이 보물인지 어머니 손이 보물인지, 제법 크기가 큰 더덕을 캐기도 했습니다.
나물을 정리하기에는 그늘진 마당이 편할 것 같은데, 어머니는 대충 나물을 정리하여 봉지에 담았습니다. 집으로 가지고 가서 하는 대신 아예 깨끗하게 다듬어가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여쭸더니 “자다가 한 새벽에 잠이 깨면 더 이상 잠이 안 와 힘든데, 이런 일이라도 있으면 한결 편해서” 그냥 가지고 가겠다고 했습니다. 잠이 안 올 때 시간을 보낼 겸 다듬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홀로 지내는 어머니의 시간이 어떤 시간인지를 알게 되었을 때, 마음 끝이 아렸습니다.
코로나19의 시간이 우리에게 남긴 영향은 참으로 큽니다. 당연하다 여겨왔던 많은 것들이 결코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코로나가 남긴 것 중 크게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습니다. 적당한 거리두기와 외면을 배려라고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게으름이나 무관심을 그럴 듯한 명분으로 포장할 구실이 생긴 것이지요.
노년의 시간을 쓸쓸하게 보내시는 부모님께 맛있는 음식을 사드리고 용돈을 넉넉히 드리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어쩌면 부모님께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효도는, 말하는 개구리가 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교차로> ‘아름다운 사회’ 2022.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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