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 메리지아레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38 추천 수 0 2022.07.26 21:25:02
.........

Cap 2022-07-26 21-22-37-403.jpg

[시골편지] 메리지아레

 

이름조차 ‘쉼’, 휴식을 주는 시인 ‘쉼보르스카’를 좋아해. 그녀의 시엔 ‘더 좋아한다’는 말을 반복하는 시가 한 편 있어. 우리말로 옮기자면, “영화를 좋아해. 고양이를 더 좋아해. 초록색을 더 좋아해. 뜻밖에 뜬금없는 게 더 좋아. 아침 일찍 집을 나서는 걸 더 좋아해. 의사들이랑 병이 아닌 다른 일로 떠드는 게 좋아. 시를 안 써서 조롱을 당하느니 시를 써서 조롱당하는 편이 더 좋아. 침략하는 나라보다 침략당하는 나라가 더 좋아. 조간신문의 1면보다 그림 형제의 동화 꼭지가 더 좋아.” 시의 한 부분. “바르타 강가에 홀로 서 있는 떡갈나무가 참 좋아.” 맘에 들어 밑줄을 그었다.

어떤 환자가 있었는데 의사가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내렸어. “적금이 1년 뒤에나 나오는데 그때야 병원비를 낼 수 있겠는데요.” 의사가 눈이 똥그래져서 “제가 잘못 말했습니다. 1년은 사십니다.” 차라리 병원보다 나무 그늘을 찾는 게 더 좋겠군.

이탈리아 말에 메리지아레(meriggiare)란 말이 있대. 폭염을 피해 ‘나무 그늘을 찾아 쉬는 휴식’을 뜻한대. 돌체 파르 니엔테(dolce far niente)란 말도 있다는데, ‘한껏 게을러도 되는 시간’이래. 메리지아레를 즐기며 그대 곁에서 게으른 휴식을 즐기고파.

휴가철 도로마다 꽉 막히더라. 시간 교통정보가 아니라 ‘실시간 고통 정보’가 되기도 해. 하지만 휴게소도 잠깐씩 들르고 전국에 사는 친구나 친척집에도 방문하면서 쉬엄쉬엄 목적지로!

해 없을 때 서둘러 마당과 산밭의 우북한 풀을 벴다. 봄에 옥수수를 심었는데 제법 굵어져서 첫맛을 봤어. 열대야 푹푹 찌는데 이열치열 옥수수를 폭폭 찐다. 저녁마다 예술감독 손열음씨가 준비한 ‘평창 대관령 음악제’를 라디오로 듣는데, 낡은 선풍기 소음에 섞인 클래식 선율이 근사해라. 옥수수를 호호 불어먹으면서 공연실황을 듣곤 해. 올해는 3주간 공연이라니 여름밤의 호강이렷다. 불공정 매관매직, 공약 시치미 등 ‘고통정보’ 뉴스에 기가 막힌 열대야 속에서.

임의진 목사·시인 경향신문 2022.07.21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884 이현주 스가랴의 노래(눅1:67-80) 이현주 2022-07-29 32
11883 이현주 베들레헴에 태어나심(눅2:1-7) 이현주 2022-07-29 38
11882 한희철 내면의 폭군 한희철 2022-07-27 50
» 임의진 [시골편지] 메리지아레 file 임의진 2022-07-26 38
11880 임의진 [시골편지] 또옵써 file 임의진 2022-07-24 26
11879 임의진 [시골편지] 도시가스 file 임의진 2022-07-23 41
11878 한희철 누구나 괴물이 될 수 있다 한희철 2022-07-20 49
11877 임의진 [시골편지] 짝달비 file 임의진 2022-07-19 21
11876 이현주 241.조롱당하심 (막14:53-65) 이현주 2022-07-18 15
11875 이현주 베드로의 부인 (막14:66-72) 이현주 2022-07-18 19
11874 이현주 빌라도와 예수 (막15:1-5) 이현주 2022-07-18 9
11873 이현주 빌라도와 군중 (막15:6-15) 이현주 2022-07-18 8
11872 이현주 십자가에 못 박히심 (막15:16-32) 이현주 2022-07-18 15
11871 이현주 마지막 숨을 거두심(막15:33-39) 이현주 2022-07-18 18
11870 이현주 십자가 아래 여인들(막15:40-41) 이현주 2022-07-18 62
11869 이현주 무덤에 안장되심(막15:42-47) 이현주 2022-07-18 10
11868 이현주 무덤을 찾아간 여인들(막16:1-8) 이현주 2022-07-18 27
11867 이현주 믿지 않는 제자들(막16:9-13) 이현주 2022-07-18 37
11866 임의진 [시골편지] 니얼굴 file 임의진 2022-07-17 18
11865 임의진 [시골편지] 당근 말밥 file 임의진 2022-07-15 24
11864 한희철 진짜는 항상 아름답다 한희철 2022-07-14 56
11863 임의진 [시골편지] 곡예사의 첫사랑 file 임의진 2022-07-13 23
11862 임의진 [시골편지] 돈오리 비해피 file 임의진 2022-07-12 19
11861 임의진 [시골편지] 오래살기 대회 file 임의진 2022-07-10 26
11860 임의진 [시골편지] 어금니 file 임의진 2022-07-09 17
11859 임의진 [시골편지] 갑오징어 먹물 file 임의진 2022-07-08 21
11858 이현주 알몸으로 달아난 (막14:51-52) 이현주 2022-07-06 110
11857 이현주 체포당하심 (막14:32-50) 이현주 2022-07-06 11
11856 이현주 베드로의 부인 예고 (막14:27-31) 이현주 2022-07-06 14
11855 이현주 빵과 포도주 (막14:22-26) 이현주 2022-07-06 12
11854 이현주 배신 예고(막14:17-21) 이현주 2022-07-06 11
11853 이현주 유월절 음식상 (막14:12-16) 이현주 2022-07-06 9
11852 이현주 예수를 판 유다 (막14:10-11) 이현주 2022-07-06 11
11851 이현주 향유를 부은 여인 (막14:3-9) 이현주 2022-07-06 21
11850 이현주 음모 (막14:1-2) 이현주 2022-07-06 11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150 세종시 보람1길12 호려울마을2단지 201동 1608호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