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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골낭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35 추천 수 0 2022.08.03 22:4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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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골낭
어쩌면 우리는 모르는 만큼 말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는 만큼 말한다고 당연한 듯이 생각하지만, 곰곰 생각해보면 아는 만큼이 아니라 모르는 만큼 말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다면 그렇게 말하지 않을 순간들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우리 몸에 대해 아는 것보다는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학과 의학의 발전으로 많은 것들이 밝혀졌다고 해도, 아직도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을 겁니다.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를 모를 만큼 말이지요. 그런 점에서 우리 몸의 구조와 역할, 서로의 상관관계 등은 우주의 신비와 비교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싶습니다.
이미 알려진 것 중에도 여전히 신비로 여겨지는 것들이 적지가 않습니다. 우리 몸에 퍼져있는 혈관의 총 길이가 약 12만km에 해당한다는 말은 쉽게 받아들이기가 어렵습니다. 펼쳐놓으면 지구를 두 바퀴 반을 돌 수 있는 길이라 하니, 실감이 나질 않습니다. 나무 한 그루보다도 작은 우리의 몸 안에 지구를 두 바퀴 돌고도 남을 핏줄이 퍼져 있어 우리의 생명을 지키고 있다니, 경이롭다는 말로도 부족함을 느낄 정도입니다.
세계적인 해부학자이자 법의인류학자인 수 블랙이 쓴 책을 읽으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우리 몸에 관한 내용들인데도, 마치 미지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낯설고 신기하고 신비롭게 다가왔습니다.
사람의 세포는 매일 3억 개 정도가 죽는데, 그것은 1초에 500만 개 정도가 죽는 것에 해당합니다. 그 가운데 많은 수는 그저 다른 세포로 대체가 된다고 합니다. 그런 말을 들으면 대체 우리 몸의 세포가 몇 개쯤일까 궁금해지지 않을 수가 없는데, 어른이 되면 몸을 이루는 세포의 수가 50조가 넘는다는 것입니다.
우리 몸에는 절대로 교체되지 않는,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영구 세포가 적어도 네 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치아의 법랑질, 눈의 수정체, 신경계를 이루는 신경 세포(뉴런), 머리뼈 기저에 있는 작은 골격인 미로골낭이 그것입니다.
가장 신기하게 여겨졌던 것이 미로골낭입니다. 몇 번을 반복하고서야 그 이름이 조금 익숙해지는 낯설 단어였는데, 미로골낭은 빗방울 네 개를 합친 크기라고 합니다. 그 작은 크기 안에 청각을 담당하는 달팽이관과 몸의 균형을 잡는 반고리관이 들어 있습니다.
우리의 미로골낭을 만드는 건축자재는 어머니가 임신 16주쯤에 먹는 음식에서 얻는다고 합니다. 그런 사실 앞에 수 블랙을 재미난 생각을 보탭니다. 우리의 어머니가 우리가 원하지 않는 한 절대로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 것도, 우리의 어머니들이 우리가 말하지 않아도 우리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은 그토록 잘 알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저자의 상상에 즐겁게 공감할 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머니를 우리의 영원한 고향으로 삼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 아닐까 하는 생각이 겹쳤습니다. 우리의 몸이 우주처럼 신비하고 소중하다는 것은, 미로골낭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것이었습니다.
<교차로> ‘아름다운 사회’ 202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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