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 사막학교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16 추천 수 0 2022.12.18 20:22:27
.........

Cap 2022-12-18 20-02-58-656.jpg

[시골편지] 사막학교

 

한번은 테레네 사막(사하라 복판)엘 갔었어. 낙타몰이꾼이 말하길, 전에는 소금을 싣고 사막을 건넜다던가. 낙타 대상 무리가 사막을 행진하는 장관을 온갖 제스처를 동원해 설명. 사막의 뜨거운 햇빛을 쬐노라면 포크록 밴드 ‘시인과 촌장’의 노래 ‘나무’에 등장할 법한 가시투성이 나무가 반갑고 소중해. 종려나무가 늘어선 오아시스엔 마을이 들어서고, 마을 초입에 우물을 파고 학교와 병원을 지었지. 나는 나무 그늘에 주저앉아 아기염소를 한 마리 붙들고서 이런 노랠 흥얼거렸어. “푸른 잎사귀로 잊혀진 엄마처럼 따뜻하게 곱게 안아주는 나무… 떠나간 아이들이 하나둘 돌아오면 그 줄기 가득 기쁨 솟아올라 밤새워 휘파람 부는 나무.” 전에는 큰 나무 한 그루가 곧 학교였다고 했다. “리얼 스쿨?” 후원자들의 돈이 모여 건물을 짓기 전엔 큰 나무 그늘에서 글을 배우고 숫자를 배우고, 또 사막을 건너는 방법도 배웠단다.

아프리카에서 오랜 날 의료 선교사로 지낸 슈바이처 박사. 노벨상 시상식에 가기 위해 기차를 탔는데, 그를 찾으러 기자들이 1등 칸에 가봐도 없고 2등 칸에도 없었대. 결국 가장 값싼 3등 칸에서 발견. “이 기차는 아쉽게도 4등 칸이 없더군. 아프리카에 돌아갈 때 가져갈 의약품을 생각하면 3등 칸도 감지덕지야.” 사막의 아프고 가난한 아이들에게 큰 병원은 너무 멀어. 우리네 삶은 얼마나 호강과 호사인가.

전라도판 ‘에린 왕자’, 오아시스에 세운 사막학교의 교과서 삼으면 좋겠더라.

“여수(여우)가 말혔다.

‘내 비밀은 이거여, 겁나게 간단한 거다잉. 맴으로 볼 적에만 지대로 볼 수 있는 벱이여잉. 중요헌 건 눈에 안 뵈아.’

‘맞아 중요한 건 눈에 안 뵈아.’ 에린 왕자가 까먹덜 않을라고 따라혔어.”

텔레그램 문자로 말하지 말고 맘으로 말해야 해. 온 맘을 다해 사랑하고, 온 힘을 다해 살아갈 힘을 사막학교에서 배우자꾸나. 새로 배우기 늦었다면 흉내라도 내야지. 선하고 진실한 마음을 꺼내 보여줘.

임의진 목사·시인 <경향신문>2022.07.28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12085 이현주 오랜 이야기 이현주 2020-11-15 19
12084 임의진 [시골편지] 검은 하늘 흰 개 임의진 2021-09-29 19
12083 임의진 [시골편지] 솔 푸드 임의진 2021-10-04 19
12082 임의진 [시골편지] 돌고래 말 임의진 2021-10-06 19
12081 임의진 [시골편지] 장마 독재 [1] 임의진 2021-10-07 19
12080 이현주 좋은 사람 나쁜 사람 가리지 않고(마5:43-48) 이현주 2021-10-13 19
12079 이현주 좋은 일 하려거든(마6:1-4) 이현주 2021-10-13 19
12078 이현주 재물을 하늘에 쌓아 두어라(마6:19-21) 이현주 2021-10-13 19
12077 이현주 나병환자를 고쳐주심(마8:1-4) 이현주 2021-11-09 19
12076 이현주 제자가 스승보다(마10:24-25) 이현주 2021-11-20 19
12075 임의진 [시골편지] 목탁과 암자 임의진 2021-11-26 19
12074 이현주 화가 미칠 것이다.(마11:20-24) 이현주 2021-12-03 19
12073 임의진 [시골편지] 방구석 요리사 임의진 2021-12-04 19
12072 임의진 [시골편지] 전화교환원 임의진 2021-12-11 19
12071 이현주 누가 내 어머니인가?(마12:46-50) 이현주 2021-12-16 19
12070 이현주 씨 뿌리는 사람(마13:1-9) 이현주 2021-12-16 19
12069 이현주 빵 일곱 개로(마15:32-39) 이현주 2022-01-12 19
12068 이현주 재 예고(마17:22-23) 이현주 2022-01-12 19
12067 이현주 어린 아이 안수(막10:13-16) 이현주 2022-05-27 19
12066 이현주 빛나는 자리 (막10:35-45) 이현주 2022-06-13 19
12065 임의진 [시골편지] 갑오징어 먹물 file 임의진 2022-07-08 19
12064 이현주 목자들과 천사(눅2:8-20) 이현주 2022-08-16 19
12063 이현주 예수라는 이름을 받으심(눅2:21) 이현주 2022-08-16 19
12062 이현주 새 술은(눅5:33-39) 이현주 2022-08-29 19
12061 이현주 유다가 대제사장들을 찾아가 만남 (눅22:1-6) 이현주 2023-01-15 19
12060 임의진 [시골편지] 유목민 file 임의진 2023-01-23 19
12059 이현주 엠마오로 가던 두 사람 (눅24:13-35) 이현주 2023-02-08 19
12058 이현주 예수 죽일 것을 모의하는 유대 지도자들(요11:45-57) 이현주 2023-04-11 19
12057 이현주 안나스의 심문을 받으심 (요18:19-24) 이현주 2023-05-04 19
12056 이현주 초기 공동체 (행2:43-47) 이현주 2023-06-01 19
12055 이현주 사도들이 심문받음 (행4:1-22) 이현주 2023-06-01 19
12054 한희철 고들빼기와 씀바귀 한희철 2023-06-08 19
12053 한희철 제 위에는 하늘이 있습니다 한희철 2023-08-02 19
12052 이현주 바울의 마지막 당부(행20:13-38) 이현주 2023-08-16 19
12051 이현주 죄에서 풀려나 하나님의 종이 된 사람 (롬6:15-23) 이현주 2023-10-10 19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