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 인생과 몀생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43 추천 수 0 2022.12.24 21:46:25
.........

Cap 2022-12-24 21-43-27-270.jpg

[시골편지] 인생과 몀생

 

울 동네에선 동물 친구끼리 사랑하는 걸 ‘대붙는다’고 하는데, 개며 염소며 집짐승들은 타고난 요령껏 자손을 번성시켜, 이렇게 빼닮은 걸 ‘타갰다’고 말한다. 외탁이든 친탁이든 ‘타갠’ 후대를 보게 되는데, 성질머리조차 타갰다.

특히 고집불통의 대명사인 염소는 진짜 주인 말을 안 들어. 염소를 끌고 가는 주인네들 보면 힘에 부쳐서 질질 끌려다닌다. 염소를 ‘몀생’이라 부르는데, 인생이나 몀생이나 괜한 고집과 땡깡을 부려 무슨 득 될 게 없거늘 유달리 드센 녀석들이 있지. 타갠 것의 정도가 지나쳐 천하의 막무가내 별종, 변종을 만나기도 하는데, 이를 ‘똘것’이라 부르기도 해. 무리 생활을 마다하고 외따로 멋대로 사는 똘놈.

양고기와 개고기 이야기는 당분간 금지. 살아 있는 양이나 개, 염소 이야기는 오케이. 염소의 식성은 평균치가 있지만 간혹 똘것이라 불리는 녀석이 태어나곤 한다. 염소가 종이를 잘근잘근 씹어 삼킨다는 건 당신도 들어 아시겠지? 염소는 세계명작전집은 물론이고 성경책도 보이면 보이는 대로 씹어 먹는다. 염소가 그러나 신문은 잘 안 먹는데, 잉크 냄새가 진해선지 아니면 특정 신문에 반감이 쌓여선지는 잘 모르겠어. 암튼 염소가 지나간 자리는 남김없이 깨끗해. 노을이 물들면 염소들도 집으로 돌아갈 때. 목에 달아 놓은 종이 잘그랑 울린다. 검고 둥그런 염소똥도 바닥에 잘그랑 뿌려지고, 비탈길에 달빛이 내린다. 밤하늘엔 염소가 뿌려 놓은 똥만큼 별이 뜨지. 갓난둥이 염소가 엄마 젖을 빠는 밤이면 하늘도 메마른 땅에 젖을 주려고 비를 뿌린다.

사람 친구가 가끔 염소처럼 말할 때가 있어 깜짝 놀라곤 해. 전화기 저편에서 “머해해~” 그러면 “암껏두 안해해~” 염소처럼 대답하지. “검정콩 똥은 잘 쌌어? 책은 잘 씹어 먹었어?” 친구에게 염소나 된 거처럼 물어봐. 염소나 잠자리처럼 당신 곁을 맴맴 맴돌지.

임의진 목사·시인 2022.08.18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12085 임의진 [시골편지] 동무동무 말동무 file 임의진 2023-01-19 15
12084 한희철 마지막 교실 한희철 2023-01-18 30
12083 임의진 [시골편지] 눈구름 file 임의진 2023-01-17 16
12082 임의진 [시골편지] 마라닉 file 임의진 2023-01-16 9
12081 이현주 유다가 대제사장들을 찾아가 만남 (눅22:1-6) 이현주 2023-01-15 19
12080 이현주 항상 깨어 기도할 것을 당부하심 (눅21:34-38) 이현주 2023-01-15 27
12079 이현주 무화과 나무와 여름철 은유 (눅21:29-33) 이현주 2023-01-15 18
12078 이현주 하늘의 징조들 (눅21:25-28) 이현주 2023-01-15 22
12077 이현주 예루살렘 파멸의 날 (눅21:20-24) 이현주 2023-01-15 13
12076 이현주 마지막 날을 가리키는 징조들 (눅21:7-19) 이현주 2023-01-15 17
12075 이현주 아름다운 성전의 붕괴를 예고하심 (눅21:5-6) 이현주 2023-01-15 13
12074 이현주 가난한 과부의 헌금 (눅21:1-4) 이현주 2023-01-15 22
12073 이현주 율법학자들의 위선을 경계하심(눅20:45-47) 이현주 2023-01-15 11
12072 이현주 다윗의 자손일 수 없는 그리스도 (눅20:41-44) 이현주 2023-01-15 17
12071 임의진 [시골편지] 비닐하우스 사람들 file 임의진 2023-01-14 29
12070 임의진 [시골편지] 오래 사는 복 file 임의진 2023-01-13 56
12069 임의진 [시골편지] 인싸와 아싸 file 임의진 2023-01-12 59
12068 한희철 익숙한 것은 위험하다 한희철 2023-01-11 57
12067 임의진 [시골편지] 댄서의 순정 file 임의진 2023-01-10 35
12066 임의진 [시골편지] 신이여 file 임의진 2023-01-09 42
12065 임의진 [시골편지] 멍때리기 file 임의진 2023-01-08 31
12064 임의진 [시골편지] 막국수 file 임의진 2023-01-07 35
12063 임의진 [시골편지] 젖니 아이들 file 임의진 2023-01-06 30
12062 한희철 씨앗을 심고 시간을 잊기 한희철 2023-01-04 67
12061 임의진 [시골편지] 브라질 앵무새 file 임의진 2023-01-03 55
12060 임의진 [시골편지] 멸치김치찌개 file 임의진 2023-01-02 33
12059 이현주 부활을 설명하심(눅20:27-40) 이현주 2023-01-01 43
12058 이현주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눅20:20-26) 이현주 2023-01-01 41
12057 이현주 포도원 주인의 아들을 죽인 사람들 (눅20:9-19) 이현주 2023-01-01 44
12056 이현주 자격을 묻는 사람들(눅20:1-8) 이현주 2023-01-01 43
12055 이현주 예수 죽일 것을 모의하는 사람들 (눅19:47-48) 이현주 2023-01-01 25
12054 이현주 성전에서 장사꾼을 몰아내심 (눅19:45-46) 이현주 2023-01-01 38
12053 이현주 예루살렘을 바라보며 탄식하심(눅19:41-44) 이현주 2023-01-01 27
12052 이현주 어린 나귀 등에 앉으심 (눅19:28-40) 이현주 2023-01-01 27
12051 이현주 금화 비유 (눅19:11-17) 이현주 2023-01-01 30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