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 멸치김치찌개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33 추천 수 0 2023.01.02 22:30:00
.........

Cap 2023-01-02 22-27-36-313.jpg

[시골편지] 멸치김치찌개

 

요즘은 세상만사 온갖 게 다 자극적이야. 고추를 먹어도 청양고추 그 이상을 바라. 강력 캡사이신 매운맛 소스가 들어간 요리들이 사랑받는다. 청양고추를 다량 손질하다가 손에 화상을 입었다는 말도 들었어. 혀만 아니라 손끝까지 화상이라니.

입맛이 돌면 매운맛뿐 아니라 매운 거 ‘할압씨(할아버지)’라도 오케이겠는데. 맛있는 거 먹자고 하면 생각나는 게 별로 없다. 앵두나무 열매가 맺는 봄날엔 앵두의 앵자만 들어도 혀끝에 시큼한 침이 고이곤 했어. 입맛도 같이 돌곤 했지.

뜬금없이 어머니가 해주시던 멸치만을 넣은 김치찌개가 생각나. 텁텁한 고기류를 빼고, 멸치를 우린 시원한 맛의 찌개. 다 먹고 나선 굵은 멸치 꽁다리를 들고 툇마루에 종종대던 강아지들 입 벌리면 넣어주던 풍경.

후배네에 명절이라고 선물 박스들이 들어왔던데, 통영산 멸치를 보곤 반가워 맥주 안주로 꺼내 먹자고 졸랐다. 눈이 뒤집혀 짭짤한 멸치에 그만 환장을 했어.

태풍 오던 날 헤밍웨이의 책을 읽었다. 헤밍웨이는 고양이를 엄청 사랑했대. 사람처럼 생선을 좋아하고, 타고난 사냥꾼 기질이 맘에 들어서라나. 이 장대비와 돌풍에 들고양이 가족은 무사할까. 비구름 걷히면 멸치 몇 마리 ‘출몰지구’에 놓아두련 벼른다. 멸치는 김치찌개 끓이고 헹궈서 줘도 된다만은, 이 오빠가 ‘그까이꺼’ 쩨쩨한 오빠가 아니란다.

명절선물로 한우종합세트를 받아본 일은 이날 평생 없어. 이 말은 내 커뮤니티에 부자가 드물고, 있어도 뒤봐주며 쏙닥댈 사이는 아니란 얘기. 남의 집 멸치를 눈치 보고 먹은 게 떠올라서 머리를 긁으며 반성. 전문 요리사가 차려주는 수백만원짜리 요리를 드신다는 대형교회 목사 얘기가 생각난다. 알박기, 알탕 등을 즐기는 극우 태극기 목사도 그렇고, 혼자서 먹는지 밥값을 내는 부자랑 같이 먹는지 모르겠다만, 정말 꼴값들을 하신다.

임의진 목사·시인 2022.09.08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12095 이현주 장담하는 베드로 (눅22:31-38) 이현주 2023-01-26 9
12094 이현주 누가 크냐 (눅22:24-30) 이현주 2023-01-26 10
12093 이현주 마지막 만찬 (눅22:14-23) 이현주 2023-01-26 8
12092 이현주 유월절 음식 준비 (눅22:7-19) 이현주 2023-01-26 5
12091 한희철 웃을 수 있다면 한희철 2023-01-25 25
12090 임의진 [시골편지] 아기타스 file 임의진 2023-01-24 22
12089 임의진 [시골편지] 유목민 file 임의진 2023-01-23 19
12088 임의진 [시골편지] 캐럴을 부르는 밤 file 임의진 2023-01-22 10
12087 임의진 [시골편지] 빠삐용 의자 file 임의진 2023-01-21 17
12086 임의진 [시골편지] 눈도장 file 임의진 2023-01-20 22
12085 임의진 [시골편지] 동무동무 말동무 file 임의진 2023-01-19 15
12084 한희철 마지막 교실 한희철 2023-01-18 30
12083 임의진 [시골편지] 눈구름 file 임의진 2023-01-17 16
12082 임의진 [시골편지] 마라닉 file 임의진 2023-01-16 9
12081 이현주 유다가 대제사장들을 찾아가 만남 (눅22:1-6) 이현주 2023-01-15 19
12080 이현주 항상 깨어 기도할 것을 당부하심 (눅21:34-38) 이현주 2023-01-15 27
12079 이현주 무화과 나무와 여름철 은유 (눅21:29-33) 이현주 2023-01-15 18
12078 이현주 하늘의 징조들 (눅21:25-28) 이현주 2023-01-15 22
12077 이현주 예루살렘 파멸의 날 (눅21:20-24) 이현주 2023-01-15 13
12076 이현주 마지막 날을 가리키는 징조들 (눅21:7-19) 이현주 2023-01-15 17
12075 이현주 아름다운 성전의 붕괴를 예고하심 (눅21:5-6) 이현주 2023-01-15 13
12074 이현주 가난한 과부의 헌금 (눅21:1-4) 이현주 2023-01-15 22
12073 이현주 율법학자들의 위선을 경계하심(눅20:45-47) 이현주 2023-01-15 11
12072 이현주 다윗의 자손일 수 없는 그리스도 (눅20:41-44) 이현주 2023-01-15 19
12071 임의진 [시골편지] 비닐하우스 사람들 file 임의진 2023-01-14 29
12070 임의진 [시골편지] 오래 사는 복 file 임의진 2023-01-13 56
12069 임의진 [시골편지] 인싸와 아싸 file 임의진 2023-01-12 59
12068 한희철 익숙한 것은 위험하다 한희철 2023-01-11 57
12067 임의진 [시골편지] 댄서의 순정 file 임의진 2023-01-10 35
12066 임의진 [시골편지] 신이여 file 임의진 2023-01-09 42
12065 임의진 [시골편지] 멍때리기 file 임의진 2023-01-08 31
12064 임의진 [시골편지] 막국수 file 임의진 2023-01-07 35
12063 임의진 [시골편지] 젖니 아이들 file 임의진 2023-01-06 30
12062 한희철 씨앗을 심고 시간을 잊기 한희철 2023-01-04 67
12061 임의진 [시골편지] 브라질 앵무새 file 임의진 2023-01-03 55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