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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은 위험하다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57 추천 수 0 2023.01.11 21:2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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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 목사] 익숙한 것은 위험하다

 

흘러가는 세월을 따라 많은 것들이 바뀝니다. 바뀌는 속도가 하도 빨라 모르고 지나갈 때도 많고, 안다고 해도 따라잡기가 힘들 때도 적지가 않습니다. 불과 2,30년 전만 해도 거개의 사람들이 핸드폰을 가지고 사는 세상이 올 줄을 누가 알았겠습니까? 널리 보급된 핸드폰이 가져온 변화는 다 헤아리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아랫목을 경험하거나 알고 있는 젊은 세대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아궁이에서 방으로 불이 들어오는 입구여서, 대개는 검붉은 자국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늦게 들어오는 자식이 식은 밥 먹지 않도록 밥그릇을 따뜻하게 묻어두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각각의 방, 각자의 침대가 아니라 모두가 한 이불을 덮고 발을 그쪽으로 뻗고 잠들면 찬바람 앵앵 우는 긴 긴 겨울밤도 추울 것이 없게 만들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사라진 것은 난방 방식으로서의 아랫목만이 아니어서, 아랫목이라는 말도 그 의미도 사라졌습니다. 아랫목이 있던 시절엔 아랫목이 상석이었습니다. 아랫목에 앉아 있다가도 어른이 들어오시면 얼른 자리를 양보하고 윗목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때때로 지하철에서 자리를 양보하는 일로 갈등이 일어나는 것은 아랫목이 사라진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은 법으로 금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예전의 시골에서는 겨울철 눈이 내리면 뒷산에 올라 산토끼를 잡는 것이 흔한 일이었습니다. 눈 덮인 산에서 뜀박질로 토끼를 잡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텐데, 토끼를 어떻게 잡았을까요? 그런 경험을 하거나 토끼 잡는 방식을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일단은 산에 올라 토끼 발자국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토끼 발자국을 다른 동물들 발자국과 구별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고요. 토끼 발자국이 찍힌 적당한 곳에 올무를 놓습니다. 그런 뒤에는 토끼 발자국을 따라가기 시작합니다.

어느 순간 토끼는 위험을 감지합니다. 누군가 자신을 뒤쫓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요. 위기를 느낀 토끼는 도망을 치기 시작하는데, 토끼가 도망을 치는 곳이 있습니다. 자기 발자국이 찍힌 곳으로 도망을 칩니다. 얼마 전 자신이 지났을 때 아무 일이 없었으니, 그곳을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이겠지요. 결국 토끼는 자기 발자국을 따라 도망을 치다가 여지없이 올무에 걸려드는 것입니다.

익숙한 대로 사는 것은 편합니다. 크게 신경을 쓰거나 노력을 하지 않아도 별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것은 뭔가 불안하고 불편합니다. 자신도 모르게 몸과 마음에 밴 버릇들은 익숙한 것에 길들여진 결과입니다.

하지만 익숙한 것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나를 기다리고 있는 위험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편하고 안전하다는 생각으로 익숙하게 여겨지는 선택을 합니다. 이제는 찾아보기 힘든 눈 온 날의 토끼잡이, 하지만 익숙한 것은 위험한 것이기도 하다는 가르침은 잊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교차로>202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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