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 시안의 수프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47 추천 수 0 2023.01.29 21:47:12
.........

Cap 2023-01-29 21-45-05-553.jpg

[시골편지] 시안의 수프

 

영화감독 친구가 다큐 영화 <수프와 이데올로기>를 거듭 추천. 친구는 영화감독 양영희 샘과도 절친이라 나를 양 감독과 소개해주기로 했는데, 일정이 안 맞아 훗날을 기약했다. <디어 평양> <굿바이 평양>까지 양 감독의 대표작 DVD 세트를 소장한 나는야 열혈팬. 양 감독 선친은 제주도가 뿌리. ‘4·3’ 피해자로 제주를 떠난 이들 가운데, 바다 건너 일본으로 망명 아닌 망명을 했던 분들이 계셔. 영화는 내내 ‘마늘을 넣은 닭백숙’을 후후 불어넘기며 뿔뿔이 흩어진 가족의 설움과 그리움을 달랜다.

전라도에선 고기를 ‘개기’라 부르고, 경상도에선 ‘기기’라 해. 제주에선 돼지고기를 돗괴기, 소고기는 쇠괴기, 닭고기는 독괴기, 물고기는 몰괴기. 영화는 여름날 닭백숙 ‘독괴기 요리’ 장면이 뼈대를 이룬다. 여름 말고 겨울에도 닭백숙은 언 몸을 데우는 전통 보양식이야. 가을은 ‘간다’고 해서 가을, 또 자를 때 쓰는 ‘가위’와 같은 ‘가실’은 열매를 자르는 추수와 관계있다. 겨울은 ‘겨’가 ‘계시다’라는 뜻으로, 농사를 다 마친 뒤 ‘집에 계시는 계절’이란 말. 시안이라고도 하는데, ‘시안’은 한자어 ‘세한’의 변형이다. 봄에 생명의 씨앗을 땅에 뿌리고, 여름과 가을엔 영근 열매를 거두어 ‘한가위’를 쇠고, 겨울엔 저장한 먹거리를 친척과 이웃이랑 두루 나누며 ‘설’을 쇠는 우리 겨레.

항구로 바당괴기(바다 물고기)를 잡으러 갔다가 “미역을 따오리까 소라를 딸까. 비바리 하소연에 물결 속에 꺼져가네” 콧노래를 흥흥. 또 하루는 백숙 대신 백합죽에 둘러앉아 추운 시안의 냉기를 녹이면서 가수 남진의 노랠 목이 쉬도록 불렀어.

“당신과 나 사이에 저 바다가 없었다면 쓰라린 이별만은 없었을 것을. 해 저문 부두에서 떠나가는 연락선을 가슴 아프게 가슴 아프게 바라보지 않았으리….”

임의진 목사·시인2023.01.26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165 이현주 돌을 들어 예수를 치려고 한 유대인들 (요10:22-42) 이현주 2023-03-28 37
12164 이현주 선한 목자와 삯군 목자 (요10:7-21) 이현주 2023-03-28 40
12163 이현주 목자와 양 비유 (요10:1-6) 이현주 2023-03-28 34
12162 이현주 보는 사람과 보지 못하는 사람(요9:35-41) 이현주 2023-03-28 37
12161 이현주 눈멀었던 사람과 바리새파 사람들 (요9:13-34) 이현주 2023-03-28 30
12160 이현주 사람이 눈멀어 태어난 것은 누구 탓인가? (요9:1-12) 이현주 2023-03-28 28
12159 이현주 성전에서 에수를 돌로 치려고 한 유대인들 (요8:48-59) 이현주 2023-03-28 23
12158 이현주 아브라함의 자손 (요8:31-47) 이현주 2023-03-28 26
12157 이현주 아래에서 난 사람 위에서 난 사람 (요8:21-30) 이현주 2023-03-28 28
12156 한희철 미안합니다라는 한 마디 한희철 2023-03-22 50
12155 한희철 진짜 행세를 하는 가짜는 많다 한희철 2023-03-17 54
12154 이현주 당신을 스스로 증언하심 (요8:12-20 이현주 2023-03-16 36
12153 이현주 간음하다 잡혀온 여인 (요7:53-8:11) 이현주 2023-03-16 41
12152 이현주 이의를 제기하는 니고데모 (요7:45-52) 이현주 2023-03-16 39
12151 이현주 예수로 말미암아 갈라진 사람들 (요7:7:37-44) 이현주 2023-03-16 38
12150 이현주 바리새인이 예수 잡아오라고 부하를 보냄(요7:32-36) 이현주 2023-03-16 31
12149 이현주 예루살렘 성전에서 가르치심(요7:25-31) 이현주 2023-03-16 30
12148 이현주 성전에서 사람들을 가르치심 (요7:14-24) 이현주 2023-03-16 28
12147 이현주 은밀히 올라가심 (요7:10-13) 이현주 2023-03-16 30
12146 이현주 명절에 예루살렘으로 (요7:1-9) 이현주 2023-03-16 28
12145 이현주 스승을 등지고 떠난 제자들 (요6:60-71) 이현주 2023-03-16 26
12144 한희철 한결같은 것은 아무 것도 없는 한희철 2023-03-08 27
12143 이현주 하늘에서 내린 생명의 빵 (요6:22-59) 이현주 2023-03-06 10
12142 이현주 물 위로 걸어오심 (요6:16-21) 이현주 2023-03-06 9
12141 이현주 오병이어 (요6:1-15) 이현주 2023-03-06 9
12140 이현주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증언 (요5:30-47) 이현주 2023-03-06 10
12139 이현주 심판하는 일을 아들에게 맡기신 아버지 (요5:19-29) 이현주 2023-03-06 8
12138 이현주 안식일에 병고침 (요5:1-18) 이현주 2023-03-06 8
12137 이현주 예수의 두 번째 표적 (요4:43-54) 이현주 2023-03-06 12
12136 이현주 사마리아에 머무시는 예수 (요4:39-42) 이현주 2023-03-06 11
12135 이현주 보이지 않는 양식 (요4:31-38) 이현주 2023-03-06 11
12134 이현주 우물가의 여인 (요4:5-30) 이현주 2023-03-06 16
12133 한희철 진짜 얼굴 한희철 2023-03-03 35
12132 한희철 은유로서의 질병 file 한희철 2023-03-01 25
12131 한희철 수묵화를 닮은 새 한희철 2023-02-22 20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