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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38 추천 수 0 2023.02.01 21:3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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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 목사]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가까이 지내는 한 지인이 책을 선물했습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라는 제목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책 제목이 재미있다 싶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인데 우리는 그것을 잊어버리거나 인정하지 않으며 살 때가 있구나 싶었습니다.

은근히 찔리는 구석도 있었습니다. 누구보다 나를 잘 아는 사람이 이 책을 선물한 것은, 혹시 책 제목과 같은 마음이 내게 필요하다고 느낀 것은 아닐까 지레짐작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설교자로 살아가고 있는 내게는 시시때때로 돌아보는 마음가짐이기도 했던 터였습니다.

스웨덴에서 태어난 저자는 대학을 졸업한 후 다국적 기업에 취직을 하는데, 스물여섯 살 나이에 임원으로 지명이 됩니다. 누구라도 부러워할 만한 일이었지만 어느 날 그는 사직서를 내고 태국의 밀림 숲속에 있는 사원으로 귀의해 17년간 수행을 합니다.

그가 받았던 법명은 ‘나티코’(지혜가 자라는 자), 그는 자신의 이름답게 진정한 자유와 평화를 추구하는 삶을 살아갑니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도 무겁거나 어려운 대신 나직하고 경쾌합니다. 2022년 1월 루게릭병으로 세상을 떠날 때에도 “망설임도 두려움도 없이 떠난다”는 한 마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두었습니다.

책 속에는 책의 제목이 된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사원을 이끌던 주지 스님이 바뀌게 되었는데 그는 영국 사람이었습니다. 예리함과 부드러움과 강인함을 모두 갖춰 존경을 받는 분으로 어느 나라 말로도 소통이 가능했습니다.

어느 날 주지 스님이 마법의 주문을 알려주겠다고 했을 때, 모두들 깜짝 놀랐습니다. 숲속 사원에서는 전통적으로 마법과 신비주의를 멀리했기 때문입니다. 저자가 속한 종파는 그런 것들에는 아무 가치가 없다고 여겼습니다. 그런데도 주지 스님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갈등의 싹이 트려고 할 때, 누군가와 맞서게 될 때, 이 주문을 마음속으로 세 번만 반복하세요. 어떤 언어로든 진심으로 세 번만 되뇐다면, 여러분의 근심은 여름날 아침 풀밭에 맺힌 이슬처럼 사라질 것입니다.”

과연 어떤 주문이 그것을 가능하게 할까, 과연 어떤 생각이 그런 놀라운 일을 가능하게 하는 것일까, 다들 숨을 죽이고 다음 말을 기다렸습니다. 극적 효과를 내기 위해서인지 스님은 잠시 뜸을 들인 뒤에 입을 열었습니다.

“자, 다들 그 주문이 무엇인지 궁금하시죠? 바로 알려드리겠습니다.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책의 저자가 인정하는 것처럼 그 주문은 가장 필요할 때 퍼뜩 떠올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단 떠올리면 언제나 확실한 효과를 발휘하여 더 겸손하고 더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그것은 특정한 종교를 뛰어넘는 단순하고 명쾌한 진실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라는 단순한 말을 지혜의 말로 마음에 간직하고 정말로 그 말이 필요할 때 떠올린다면, 중요한 순간 틀리지 않은 방향으로 걸음을 옮길 수 있겠다 싶습니다. 

 

한희철 목사 <교차로>20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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