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진짜 행세를 하는 가짜는 많다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54 추천 수 0 2023.03.17 11:08:35
.........

[한희철 목사] 진짜 행세를 하는 가짜는 많다

 

어떤 책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마음에 남아 있는 한 구절이 있습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나라에 아무도 잃어버린 자가 없다.”라는 구절입니다. 모든 것을 다 잃어버렸는데 아무도 잃어버린 자가 없다니, 기가 막힌 역설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다 잃어버렸지만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무감각함에 대한 뼈아픈 지적이기도 했습니다.

뛰어난 이야기꾼이었던 엔소니 드 멜로 신부가 들려주는 이야기 중 비겁한 용기에 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신혼여행을 간 부부가 호텔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막 침대에 들려는 순간 강도가 들이닥쳤습니다.
강도는 펜으로 바닥에 원 하나를 그러고는 손가락으로 신랑을 불러 말했습니다. “이 안으로 들어가라. 한 발자국이라도 금 밖으로 나오기만 하면 머리에 구멍을 내줄 테다!” 신랑은 강도가 그려준 원 안으로 들어가 꼼짝을 못하고 서 있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강도는 방안에 있던 온갖 물건들을 자루에 쓸어 담았지요.
물건을 모두 챙긴 강도가 막 방을 나가려는 순간, 시트 한 장으로 알몸을 가리고 숨어 있던 신부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강도는 다시 손가락을 까딱거려 신부를 부르더니 음악을 틀어놓고 춤을 출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그러더니 신부를 껴안고 키스를 하였습니다. 마침내 강도가 신부를 겁탈하려고 하자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던 신부는 소리를 지르며 있는 힘을 다해 강도와 싸웠고 깜짝 놀란 강도는 도망을 쳤습니다.

강도가 도망을 간 뒤 신부가 신랑에게 고함을 질렀습니다.

“도대체 무슨 남자가 자기 아내가 욕을 당하게 되었는데도 속수무책 가만히 있기만 하는 거예요?”
그러자 신랑이 신부에게 항의를 했습니다.

“속수무책으로 가만히 있기만 했던 건 아니라구…”

“그럼 도대체 뭘 했단 말이에요?” 신부가 다시 따져 묻자

“놈에게 반항을 했지. 놈이 등을 돌릴 때마다 금 밖으로 발을 한 번씩 내밀었다니까…”
글을 읽다가 웃음을 참기가 힘들었는데, 이야기 끝에는 이 이야기를 한 줄에 정리라도 하려는 듯 다음과 같은 짧은 글 하나가 달려 있었습니다.

‘진짜 행세를 하는 가짜는 많다.’ 이 한 마디 말을 하려고 이 이야기를 했구나 싶었습니다.
신랑은 평생을 사랑하며 살겠다고 뜨거운 맹세를 했지만 위기가 닥치자 신부를 지키지 못했습니다. 신부가 자기 눈앞에서 큰 봉변을 당하는데도, 바라보기만 한 셈이었습니다. 낯짝이 뜨거워지도록 아무것도 한 것이 없으면서도 강도가 보지 않을 때 발을 몰래 금 밖으로 내밀었다고 항변을 하니, 그런 신랑의 모습이 한없이 가볍고 우스꽝스럽기만 합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나라에 아무도 잃어버린 자가 없는 것 같은 세상입니다.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지, 오리무중입니다. 원 안에 갇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슬그머니 발을 밖으로 내미는 것을 무책임한 자신에 대한 위안으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진짜 행세를 하는 가짜가 많다는 말이 아프게 가슴을 찌릅니다. 

 

한희철 <교자로>2023.3.1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한희철 진짜 행세를 하는 가짜는 많다 한희철 2023-03-17 54
12154 이현주 당신을 스스로 증언하심 (요8:12-20 이현주 2023-03-16 36
12153 이현주 간음하다 잡혀온 여인 (요7:53-8:11) 이현주 2023-03-16 41
12152 이현주 이의를 제기하는 니고데모 (요7:45-52) 이현주 2023-03-16 39
12151 이현주 예수로 말미암아 갈라진 사람들 (요7:7:37-44) 이현주 2023-03-16 38
12150 이현주 바리새인이 예수 잡아오라고 부하를 보냄(요7:32-36) 이현주 2023-03-16 31
12149 이현주 예루살렘 성전에서 가르치심(요7:25-31) 이현주 2023-03-16 30
12148 이현주 성전에서 사람들을 가르치심 (요7:14-24) 이현주 2023-03-16 28
12147 이현주 은밀히 올라가심 (요7:10-13) 이현주 2023-03-16 30
12146 이현주 명절에 예루살렘으로 (요7:1-9) 이현주 2023-03-16 28
12145 이현주 스승을 등지고 떠난 제자들 (요6:60-71) 이현주 2023-03-16 26
12144 한희철 한결같은 것은 아무 것도 없는 한희철 2023-03-08 27
12143 이현주 하늘에서 내린 생명의 빵 (요6:22-59) 이현주 2023-03-06 10
12142 이현주 물 위로 걸어오심 (요6:16-21) 이현주 2023-03-06 9
12141 이현주 오병이어 (요6:1-15) 이현주 2023-03-06 9
12140 이현주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증언 (요5:30-47) 이현주 2023-03-06 10
12139 이현주 심판하는 일을 아들에게 맡기신 아버지 (요5:19-29) 이현주 2023-03-06 8
12138 이현주 안식일에 병고침 (요5:1-18) 이현주 2023-03-06 8
12137 이현주 예수의 두 번째 표적 (요4:43-54) 이현주 2023-03-06 12
12136 이현주 사마리아에 머무시는 예수 (요4:39-42) 이현주 2023-03-06 11
12135 이현주 보이지 않는 양식 (요4:31-38) 이현주 2023-03-06 10
12134 이현주 우물가의 여인 (요4:5-30) 이현주 2023-03-06 16
12133 한희철 진짜 얼굴 한희철 2023-03-03 35
12132 한희철 은유로서의 질병 file 한희철 2023-03-01 25
12131 한희철 수묵화를 닮은 새 한희철 2023-02-22 20
12130 이현주 헛소문 (요4:1-4) 이현주 2023-02-21 21
12129 이현주 하늘에서 온 사람과 땅에서 난 사람 (요3:31-36) 이현주 2023-02-21 17
12128 이현주 요한의 증언 (요3:22-30) 이현주 2023-02-21 11
12127 이현주 니고데모 (요3:1-21) 이현주 2023-02-21 13
12126 이현주 사람을 의탁하지 아니하심(요2:23-25) 이현주 2023-02-21 10
12125 이현주 예루살렘 성전 정화 (요2:13-22) 이현주 2023-02-21 8
12124 이현주 가나의 혼인잔치 (요2:1-12) 이현주 2023-02-21 10
12123 이현주 빌립보와 나다나엘 (요1:43-51) 이현주 2023-02-21 8
12122 이현주 안드레와 베드로 (요1:35-42) 이현주 2023-02-21 7
12121 이현주 요한의 증언 (요1:29-34) 이현주 2023-02-21 8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