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유쾌하게 지기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36 추천 수 0 2023.11.16 09:53:55
.........

3b2db892deb215454cf3aeee5fbd953f.jpg[한희철 목사] 유쾌하게 지기

 

독일 친구들과 한국을 방문했던 막내아들이 친구들이 한 주 먼저 돌아간 뒤 탁구 이야기를 했습니다. 시간이 되면 탁구를 치기로 했던 터였습니다. 막내는 독일에서 시간이 될 때면 탁구를 칩니다. 회원들 중에서 자기가 제일 어려 봉사 삼아 한다며 지역에 있는 탁구클럽 회장 일도 맡고 있습니다.

 

막내가 탁구를 열심히 쳤던 데에는 운동이나 취미 외에도 한 가지 다른 이유가 더 있었습니다. 지난번에 다녀가며 나와 탁구를 쳤는데 아들이 지고 말았습니다. 막내는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이었습니다. 나이 차이도 많이 나고, 아빠는 평소에 탁구도 전혀 치지 않는데 자기가 지다니,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표정이었습니다. 그러니 막내로서는 이번에 나오며 은근히 칼을 갈고 나온 셈이었습니다. 말은 그렇게 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느꼈던 것은, 나올 때 아예 자기 라켓을 챙겨 나왔기 때문입니다.

 

동네에 있는 탁구장을 찾아갔습니다. 실은 동네에 탁구장이 있는 줄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나이가 지긋한 여자분들이 탁구 레슨을 받고 있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는데, 그들의 실력이 상당하여 깜짝 놀랐습니다. 

 

잠깐 몸을 풀고 시합을 했습니다. 11점 5세트 경기였는데 시합을 하기 전부터 내심 고민을 한 것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이기면 아들의 기를 너무 꺾는 것 아닐까, 그렇다고 게임을 져주기식으로 하면 그건 게임이 아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 나는 첫 세트부터 일방적으로 끌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서브 자체를 받기가 어려웠습니다. 평범해 보이는데도 공은 엉뚱한 곳으로 튀었습니다. 3세트를 내리 지고 말았습니다. 다시 시작된 두 번째 게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내가 두 게임을 내리 지자 아들이 라켓을 바꾸자고 했습니다. 아빠가 탁구장에 있는 라켓으로 게임을 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던 모양입니다. 기꺼이 아들의 라켓을 받아들었던 것은 아빠를 이긴 것이 라켓 때문이 아님을 아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서였습니다. 이미 승패를 겨루기에는 실력 차이가 크게 났습니다. 

 

역시 달라질 것은 없었습니다. 라켓을 바꿔 들고도 졌습니다. 총 12세트 중 나는 겨우 한 세트를 건졌을 뿐입니다. 게임이 일방적으로 끝난 것이 마음에 걸렸을까요, 막내가 나를 위로했습니다. “그래도 아빠 대단하세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말로야 “이럴 수가!” “아빠도 연습을 해야겠는걸.” 하며 아쉬움을 표했지만, 실은 하나도 아쉽지 않았습니다. 아들한테 진 것이 무엇 아쉽겠습니까? 오히려 막내아들이 아빠를 넘어선 것이 흐뭇하고 기분 좋았습니다. 

 

어디 탁구뿐일까요, 지금의 내 나이는 지는데 익숙해질 나이입니다. 탁구를 아들에게 유쾌하게 졌듯이 아웅다웅하는 일에서 벗어나 하나 둘 흔쾌함으로 내려놓아야 할 때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깊어가는 가을엔 그걸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교차로>2023.11.1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409 임의진 [시골편지] 남쪽바다 사진사 file 임의진 2023-12-10 14
12408 이현주 교회 안에서의 절제와 질서(고전14:26-40) 이현주 2023-12-08 15
12407 이현주 복음의 내용과 그 뜻(고전15:1-11) 이현주 2023-12-08 21
12406 이현주 죽은자의 부활이 없다면(고전15:12-34) 이현주 2023-12-08 14
12405 이현주 육으로 묻혀 영으로 다시 살아남에 대하여(고전15:35-58) 이현주 2023-12-08 12
12404 이현주 예루살렘 교회로 보낼 성금에 대하여(고전16:1-4) 이현주 2023-12-08 11
12403 이현주 고린도로 갈 계획에 대하여(고전16:5-14) 이현주 2023-12-08 8
12402 이현주 마지막 인사(고전16:15-24) 이현주 2023-12-08 15
12401 이현주 첫인사(고후1:1-2) 이현주 2023-12-08 11
12400 이현주 고난과 함께 위로를 주시는 하나님(고후1:3-11) 이현주 2023-12-08 22
12399 이현주 고린도를 방문할 계획(고후1:12-22) 이현주 2023-12-08 14
12398 한희철 선생님들, 힘내세요 한희철 2023-12-08 25
12397 한희철 그건 제 돈이 아니잖아요 한희철 2023-11-29 26
12396 이현주 우상 앞에 놓았던 음식을 먹는 것에 대하여 (고전8:1-13) 이현주 2023-11-26 9
12395 이현주 본인의 사도직을 비방하는 자들에게 하는 말(고전9:1-27) 이현주 2023-11-26 9
12394 이현주 조상들의 경험을 거울로 삼아(고전10:1-22) 이현주 2023-11-26 11
12393 이현주 무엇을 먹든지 마시든지 도 무엇을 하든지(고전10:23-11:1) 이현주 2023-11-26 14
12392 이현주 머리를 무엇으로 가리는 것에 대하여(고전11:2-16) 이현주 2023-11-26 10
12391 이현주 교회의 공동 식사와 주님의 밥상에 대하여(고전11:17-34) 이현주 2023-11-26 12
12390 이현주 성령님이 주시는 신령한 선물들(고전12:1-11) 이현주 2023-11-26 14
12389 이현주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여러 지체(고전12:12-31) 이현주 2023-11-26 20
12388 이현주 사랑(고전13:1-13) 이현주 2023-11-26 18
12387 이현주 방언보다 예언하기를(고전14:1-25) 이현주 2023-11-26 20
12386 한희철 사람이 사람을 만든다면 한희철 2023-11-23 51
» 한희철 유쾌하게 지기 한희철 2023-11-16 36
12384 이현주 씨를 심은 바울과 물을 준 아볼로(고전3:1-9) 이현주 2023-11-14 33
12383 이현주 예수 그리스도라는 기초 위에 세워지는 건물들(고전3:10-17) 이현주 2023-11-14 8
12382 이현주 사람을 자랑하지 말 것(고전3:8-23) 이현주 2023-11-14 13
12381 이현주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그리스도의 일꾼(고전4:1-21) 이현주 2023-11-14 22
12380 이현주 교회 안에서 음행하는 자들에 대하여(고전5:1-13) 이현주 2023-11-14 13
12379 이현주 형제들끼리 소송하는 것에 대하여(고전6:1-11) 이현주 2023-11-14 18
12378 이현주 성령의 거룩한 성전인 사람의 몸(고전6:12-20) 이현주 2023-11-14 13
12377 이현주 결혼과 이혼에 대하여(고전7:1-16) 이현주 2023-11-14 9
12376 이현주 부르심을 받았을 때의 상태 그대로(고전7:17-24) 이현주 2023-11-14 10
12375 이현주 미혼자들의 성생활에 대하여(고전7:25-40) 이현주 2023-11-14 21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150 세종시 보람1길12 호려울마을2단지 201동 1608호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