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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613. 장로감은 다르네
논에다 모판을 만들던 날, 나무 그늘에 앉아 점심을 먹을 때였다. 함께 땀 흘리며 일하다 함께 땅바닥에 둘러앉아 밥을 나누는 정겨움과 소중함이라니.
식사를 시작하려 하는데 같이 앉은 이학기씨가 웃으면서 “고수레 안 하나?”하고 말했다.
음식을 먹기 전 한 숟갈의 밥을 떼어 던지면서 하는 말, 왜 그런 일이 시작되었는지는 모르지만 혹 들에 사는 생물들과 먹을 것을 나누려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일을 도우려 나온 장인이 고수레 이야기를 꺼내자 병철씨는 껄껄 웃으며 “나는 벌써 ‘아멘’ 했어요!” 하는 게 아닌가.
그렇게 답하는 병철씨의 대답이 재미있고도 미더웠다. 병철씨에게 한마디 칭찬을 했다.
“역시 장로감은 다르네!” (얘기마을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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