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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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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783. 김열용 할머니
원주를 다녀오는 길, 귀래를 지나 소리개 고개를 넘어 용암쪽으로 올 때였다.
귀래에서 단강으로 들어오는 길은 한적한 시골길인데다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은 한겨울. 모두가 자기 집에서 겨울잠을 자는 듯 길가엔 누구하나 보이질 않는데, 저만치 누구 가가 걸어가고 있었다.
얼굴을 감싼 목도리 때문에 차 소리를 못들은건지 차를 세울 생각이 없는건지 차가 가까 이 왔는데도 종종 바쁜 걸음을 옮길 뿐이었다. 가까운 마을로 마실을 가시나 하며 그냥 지나치려는데, 지나치다 얼핏 보니 익숙한 얼굴,차를 세웠다.
김열용 할머니였다.
"아니, 할머니 여기에 웬일이세요?"
반갑게 차에 탄 할머니께 여쭸다.
"요 며칠 은터로 침 맞으러 댕겨유, 무릎이 아파서유."
할머니는 버스에서 내려 미루나무 허옇게 선 언 언덕길을 따라 은터까지 걸어가 침을 맞 고 오는 길이었다.
가는 길도 혼자였을 것이고 오는 길도 마찬가지 였을 것이다.
할머니 이야기를 듣는 마음이 찡하다.
할머니는 새벽마다 저녁마다 예배당을 찾아와 기도를 바치신다.
뒤늦게 시작한 신앙생활이 아쉽기라도 한 듯 어느 한 날 거르는 법이 없으시다. 추운 겨울 추운 예배당 마루바닥에 방석 하나 깔고 언제나 무릎을 꿇고, 할머니의 기도 는 변함이 없으시다. 언제라도 무릎을 단정히 꿇고 기도를 바치시는,먼 겨울길을 걸어 침을 맞고 돌아오는 할머니. (얘기마을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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