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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678. 세배와 우상숭배
어딘가 다녀왔더니 어디선가 재미난 전화가 왔었다고 아내가 일러 준다.
재미난 전화라니? 이야길 듣고 보니 정말 재미있었다. 저 아랫쪽 어디에선가 농촌목회를 하는 젊은 전도사가 전화를 했는데, <흙과 농부와 목자가 만나면> 책을 읽고 전화를 했단다.
어느해 설날인가 고향에 가는 대신 마을 어른들을 찾아다니며 세배를 드린 이야기가 책에 실려있는데, 전화를 한 전도사는 그 부분을 이야기하며 정말로 그랬냐고 묻더라는 것이다.
“맞다”고 하자 몹시 당혹스러워 하더란다. 자기는 절하지 말라고 배웠고 절하는 것은 당연히 우상숭배라고 여겼는데, 목사가 어떻게 교회도 안 나오는 마을 사람한테 절을 할 수 있었느냐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노라 고백했단다.
어른께 세배하는 것을 우상숭배와 동일시 하는, 아직도 그것이 기독교가 이 땅에서 지켜가는 한 ‘태도’였다.
우리의 ‘완고함’. 그 막막한 두께라니!
(얘기마을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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