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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6. 임종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2871 추천 수 0 2002.01.05 22: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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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776. 임종

 

9일 동안 병원에 입원해 계시던 아버님이 건강을 되찾아 집으로 퇴원하게 된 것은 다행 스런 일이었다. 그동안 모든 식구들이 병 간호하느라 수고들이 많았다. 미국에 사는 큰 누님까지 나와 모두들 극진한 간호를 했다.

아버님이 퇴원하시기도 했고 연말이기도 했고, 또 다음날이 큰형 생일이기도 했던지라 식 구들이 모여 저녁식사를 같이 하기로 했다. 막 부곡집에 들어서다보니 온 식구들이 몹시 당황하고 있었다. 아버님이 몹시 고통스러워 한다는 것이었다. 퇴원해 집으로 오게 되어 기뻐하셨고 점심도 맛있게 드셨다는데, 갑자기 호흡이 곤란해지고 있었다.

저녁때 모이기로 했던 식구들이 서둘러 달려왔다. 어려운 순간이었다. 다시 병원 응급실 로 모셔야 하는 건지 식구들 품에서 보내드려야 하는 건지 판단을 내려야 했다. 마지막 순간이 아주 가까이 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아버님 입장에서 생각하기로 하고 식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보내드리기로 했다.

병원으로 가 마지막 순간까지 고통스러워 하시다가 식구들이 보지도 못하는 순간 떠나시는 것보단 우리 모두가 지켜보며 보내드리는 것을 아버님도 더 원하실 것 같았다.

숨은 점점 가빠왔고 의식은 전혀 차리지 못하셨다. 그래도 모인 식구들이 모두 돌아가며 인사를 드렸다. 손자 손녀들도 할아버지 손을 꼭 잡고 "할아버지 저 규현이에요" "규영이에요" 한 사람씩 인사를 드렸다. 가물거리는 마지막 의식 속에서 듣는 손주들 음성이 어떠실까, 그래도 편안하고 힘이 되시지 않을까 싶었다.

부곡교회 목사님과 교우들이 달려와 임종예배를 드렸다. '임종'이라는 말의 아득함과 새삼스런 낯섬!

예배 후 다시 숨을 고르게 쉬셔 잠깐 마음이 편했는데 밤 11시 반경 다시 호흡이 가빠지셨다. 식구들이 둘러 앉았고 큰형의 부탁으로 목사인 내가 기도를 드렸다.

"지금까지 인도하신 주님, 마지막 걸음까지 인도하소서."

기도를 마치고 눈을 떴을때 막 아버님은 마지막 눈을 감으셨다. 잠자듯 편안한 모습이셨다. 76세, 희수를 이틀 앞두고 주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강원도 통천군 벽양면 현대그룹 정주영씨 고향과 같은 곳이다. 세살때 당신의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함께 살아오신 아버님은 한평생 고향을 그리워 하며 사셨다.

고향을 그리워 하셨던 마음을 어찌 다 헤아리겠는가만 아주 모르지는 않는다. 언제가 부터 내고향 또한 아버님이 두고 온 북녘땅, 금강산 아래 그 어디메일 거라는 생 각을 나는 갖고 있다. 나 또한 실향민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 건 고향을 두고 온 아버님에게서 연류된 것이다.

한 평생 고향을 잃어버린채 그리워만 하다 돌아가신 아버님, 아버님이 살아오신 세월 한많은 고통의 질곡속에서도 고향을 등진 아픔이 내게 제일 크 게 여겨졌다.

세상 수고 그만 그치고 내 품에 안기라 불러 주신 주님. 두고 온 북녘 땅에 안기시진 못했지만 주님 품에 영원히 안긴 아버님. 주님의 나라가 영원한 본향임을 감사함으로 깨닫다. (얘기마을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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