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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1. 겨울 심방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3288 추천 수 0 2002.01.05 22: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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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671. 겨울 심방

 

겨울 심방을 며칠 동안 했다. 교우들 가정 수로 치자면야 이틀이면 심방이 다 끝난다. 윗작실과 아랫작실을 묶어 하루, 섬뜰과 끝정자가 하루, 굳이 ‘심방’이라는 글자 앞에 ‘대’자를 붙일 필요 없는 조촐한 심방일 뿐이다. 

그래도 교우들 마음은 그렇지가 않다. 막 농사일이 시작되기 전에 하는 봄 심방은 한해를 여는 의미를, 농사일을 다 마치고 하는 겨울심방은 한 해를 마감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틀이면 끝날 겨울 심방을 며칠 동안 하게 된 것은 사정상 빠진 가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중의 한 가정이 김열용 할머니 댁이었다. 할머니가 여러날동안 아드님 댁에 나가 있었던터라 할머니가 돌아오신 뒤에야 예배를 드릴 수가 있었다. 

예배를 드리기로 한 아침 할머니 댁으로 들어서자 어서 오라시며 종설이 어머니가 안방으로 안내하는 것이 아닌가. 사랑채가 아니라 안방으로 안내하는 것이 뜻밖이었다. 

지난해 처음으로 심방 예배를 드릴 때는 바깥사랑채,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쓰시는 방에서 예배를 드렸던 것이었다. 

방에 교우들이 둘러앉아 방이 꽉차 보였다. 종순이도 할머니 곁에서 함께 예배를 드렸다. 예배를 모두 마쳤을 때 할머니가 감격스러운 마음을 누르며 말씀을 했다. 

 

“오늘 아침에 아들 내외에게 ‘오늘 교회에서 우리집에 예배 드리러 올거다.’ 했더니 아들 내외가 ‘그러면 어머니, 안방에서 예배를 드리세요’하고 말하는 게 아니겠어유. 그 말이 을마나 고마운지 눈물이 다 나드라니까유.” 

집에서 혼자 교회에 나오시는 할머니, 할머니는 아들 내외가 안방에서 예배를 드리도록 해준 그 배려에 대해 감격하도록 고마워하셨다. 고맙기는 예배를 드리는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머잖아 아들 내외도 나오시게 되리라. 온 가족이 함께 손잡고 교회에 나오리라, 어렵게 생각했던 그런 일이 확신처럼 마음속에 드는데 나름대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새벽과 밤, 언제나 제단을 찾아 눈물로 기도하는 할머니의 정성을 알기 때문이다. 그 눈물의 기도가 이미 우리를 종설네 ‘안방’으로 인도한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얘기마을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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