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 툭툭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34 추천 수 0 2023.12.31 22:07:08
.........

Cap 2023-12-31 22-05-37-054.jpg

[임의진의 시골편지] 툭툭

 

늙은 경운기 발통 소리 아달달달, 삼륜 오토바이는 기침 소리를 내며 노래해, 우두두두. 마치 ‘조용필’의 ‘조용한’ 노랫가락이 흐르는 풍경 같아. “젊었을 때는 무조건 내지르는 게 잘하는 노래인 줄 알았어요. 그러나 사람들의 가슴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결코 내지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죠. 힘을 빼고 감정을 많이 절제해야 합니다. 감정을 누르고 눌러 내면에서 우러나야 해요. 이젠 환호보다 박수를 받고 싶어요.” 가왕이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노래 잘하는 법’.

프놈펜에선 툭툭(Tuk Tuk)을 타고 돌아댕기고 있다. 당신의 등을 툭툭 건드리면 나를 향해 살짝 뒤돌아 보실까. 오토바이에 꽃마차 수레를 매단 모양의 툭툭. 우마차의 증손주, 택시의 조카뻘 정도 될 툭툭. 한국에 돌아갈 때 툭툭을 타고 간다면 지루하진 않겠어. 그거 알아요? 분단되기 전에 부산과 목포에서 기차를 타고 평양과 베이징도 들르고, 모스크바를 거쳐 프랑스 파리나 베를린까지도 기차로 여행할 수 있었다는 거. 꽤 시간이, 아니 기간이 걸렸겠지만 그런 여행은 지루할 틈이 없었을 거야. 힘을 빼고 축 늘어진 채로도 가슴 설레는 여정이었을 듯해.

지하철이 없으니 무더운 거리를 툭툭을 타고 내달려. 인기척이 드문 북한대사관 앞을 지나고 왕궁을 또 지나치고, 크메르루주 때 처형당한 가수 ‘신 신사뭇’의 LP 음반을 한 장 사러 가는 길. 어김없이 우기엔 비가 내리니 외출 시에 우산은 필수. 툭툭 지붕에 빗물이 새네. 젖지 않으려고 두 발을 꾹 모았어. 거리엔 스님들이 무리를 지어 빗길을 걷네. 붉은 사리가 비에 젖고 신라의 의상 대사께서 ‘의상’을 협찬하셨는지 스님들 해진 옷이 특별하고만. 깡마른 몸과 형형한 눈빛, 신심의 깊이를 보는 거 같아.

몸이야 체질이랄 테지만, 부푼 뱃살 기름기에다 권력에 조아리는 종교인들은 쳐다보기도 괴로워. 외롭고 불편해도 가끔은 외유가 좋을 때가 있어.

임의진 시인 2023.06.22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12445 임의진 [시골편지] 꼬신내 file 임의진 2024-01-03 38
12444 임의진 [시골편지] 임자와 연락선 file 임의진 2024-01-02 20
12443 임의진 [시골편지] 쉬엄쉬엄 file 임의진 2024-01-01 31
» 임의진 [시골편지] 툭툭 file 임의진 2023-12-31 34
12441 임의진 [시골편지] 사원과 구루 file 임의진 2023-12-30 48
12440 임의진 [시골편지] 상심 여행 file 임의진 2023-12-29 40
12439 임의진 [시골편지] 구래구래 file 임의진 2023-12-28 24
12438 한희철 볕뉘 한희철 2023-12-27 38
12437 임의진 [시골편지] 귀명창 file 임의진 2023-12-27 25
12436 임의진 [시골편지] 오월 어머니 file 임의진 2023-12-26 37
12435 임의진 [시골편지] 빠금살이 file 임의진 2023-12-25 35
12434 임의진 [시골편지] 운수 납자 file 임의진 2023-12-24 29
12433 임의진 [시골편지] 밤의 디스크쇼 file 임의진 2023-12-23 23
12432 임의진 [시골편지] 장발족 file 임의진 2023-12-22 22
12431 임의진 [시골편지] 단비와 단잠 file 임의진 2023-12-21 27
12430 임의진 [시골편지] 홍차의 시간 file 임의진 2023-12-20 18
12429 한희철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한희철 2023-12-20 28
12428 이현주 믿지 않는 자들과 짝하지 말 것 (고후6:14-7:1) 이현주 2023-12-20 12
12427 이현주 하나님의 일꾼으로서 허물없는 삶을(고후6:1-13) 이현주 2023-12-20 8
12426 이현주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고후5:11-21) 이현주 2023-12-20 9
12425 이현주 땅의 장막과 하늘의 집(고후5:1-10) 이현주 2023-12-20 16
12424 이현주 날로 문들어지는 겉사람과 날로 새로워지는 속사람(고후4:16-18) 이현주 2023-12-20 14
12423 이현주 보물을 담은 질그릇 같은 존재(고후4:1-15) 이현주 2023-12-20 15
12422 이현주 새 계약의 심부름꾼(고후3:1-18) 이현주 2023-12-20 3
12421 이현주 하나님께 바쳐지는 그리스도의 향기(고후2:12-17) 이현주 2023-12-20 10
12420 이현주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는 이유(고후2:5-11) 이현주 2023-12-20 4
12419 이현주 방문 계획을 취소한 이유(고후1:23-2:4) 이현주 2023-12-20 7
12418 임의진 [시골편지] 성공담 file 임의진 2023-12-19 5
12417 임의진 [시골편지] 사탕 가게 file 임의진 2023-12-18 6
12416 임의진 [시골편지] 신발 가게 file 임의진 2023-12-17 8
12415 임의진 [시골편지] 오징어 먹물밥 file 임의진 2023-12-15 10
12414 임의진 [시골편지] 만병통치약 file 임의진 2023-12-14 10
12413 한희철 탕, 탕, 탕! 한희철 2023-12-13 19
12412 임의진 [시골편지] 졸업장 file 임의진 2023-12-13 13
12411 임의진 [시골편지] 파알딱 팔딱 file 임의진 2023-12-12 9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