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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사는 길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51 추천 수 0 2024.01.03 21:5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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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b2db892deb215454cf3aeee5fbd953f.jpg[한희철 목사] 모두가 사는 길

 

왜 그럴까요, 갈수록 세상이 메마르고 냉랭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해심은 바닥이 나고 누가 건드리기만 해도 분노가 터지는 모습을 보곤 합니다. 이웃의 아픔을 외면할 뿐만이 아니라 깊은 상처 위에 소금을 끼얹는 모습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겨울 날씨보다도 마음의 온도가 더 차갑다 여겨질 때면 생각이 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인도의 성자라 불렸던 맨발의 사두 선다 싱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몹시 춥던 어느 겨울밤 선다 싱이 동료 한 사람과 함께 산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어둠 속 눈길을 헤치며 어서 숙소로 가기 위해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두 사람이 벼랑길을 지나게 되었는데, 어디선가 신음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이니 벼랑 아래쪽이었습니다. 눈길을 지나던 누군가가 미끄러지며 벼랑 아래로 떨어진 것 같았습니다.

 

어서 내려가서 다친 사람을 돕자고 한 선다 싱과는 달리 동료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추운 산길에서 시간을 지체하다가는 모두가 죽게 된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사람에겐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나는 운명이 있는데, 벼랑에 떨어진 사람은 여기서 죽는 것이 운명이라고 했습니다.

 

결국 동료는 혼자서 길을 떠났고, 선다 싱은 벼랑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벼랑 아래에는 온몸에 상처를 입은 사람이 눈 위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그를 일으켜 등에 업은 선다 싱은 있는 힘을 다해 벼랑을 기어올랐습니다. 서둘러 마을을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을 때, 저만치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젠 살았구나 싶은 안도감으로 걸음을 옮길 때, 선다 싱은 뭔가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등에 업힌 사람과 함께 눈 위를 나뒹굴고 말았습니다.

 

눈을 털며 일어나던 선다 싱은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자신을 넘어뜨린 장애물은 사람이었습니다. 자기보다 먼저 떠난 동료였던 것입니다. 그는 혼자서 길을 걷다 겨울밤의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그만 자리에 쓰러져 몸을 웅크린 채 얼어 죽고 말았는데, 내린 눈이 그를 뒤덮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선다 싱의 동료가 얼어 죽은 것과는 달리, 선다 싱과 그의 등에 업힌 사람은 서로가 서로에게 체온을 전해주었고, 다친 사람을 살리기 위해 뛰다시피 걸었기에 서로의 몸에는 더운 김이 피어오를 만큼 더운 기운이 가득했습니다.

 

어느새 새로운 한 해가 밝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꿈을 꾸지만,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여전히 고통 중에 머물러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경제적인 문제, 질병의 문제, 관계의 문제, 진로의 문제 등 다양한 문제 앞에서 한숨짓고 눈물짓는 이들이 있습니다. 따로 관심을 갖는 이가 없어 절망의 절벽 아래에서 혼자 신음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선다 싱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어려운 때일수록 함께 살려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나만 살려고 하는 것은 결국 스스로 무너지는 것입니다. 어려울수록 함께 사는 것만이 모두가 사는 길입니다. 

 

<교차로>202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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