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 두부 장수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43 추천 수 0 2024.01.12 22:01:37
.........

Cap 2024-01-12 21-59-33-937.jpg

 

[임의진의 시골편지] 두부 장수

 

한번은 홍범도 장군을 뵈러 러시아 우수리스크란 곳엘 갔어. 그곳은 장군이 딸들을 낳아 키우던 곳. 고려인 문화센터란 델 갔는데 안중근 의사 기념비랑 나란히 계시덩만. 근처 고려인 식당에서 두부 요리를 먹었다. 고려인들은 콩작물을 심어 두부를 만들고, 두부는 혈육이 나누는 같은 맛. 주인장이랑 나랑 눈이 마주쳐 빙그르르 웃었지.

나 어려선 떠돌뱅이 두부 장수가 있었다. 마을길 골목길 돌면서 두부를 팔았지. 소설에서도 읽었더랬어. 소설가 최서해. 젊어서 죽자 우리 문학사 최초로 ‘문인장’ 장례까지 치른 주인공. “아내와 나는 진종일 맷돌질을 했다. 무거운 맷돌을 돌리고 나면 팔이 뚝 떨어지는 듯하였다. 두붓물이 희멀끔해지고 기름기가 돌지 않으면 거기에만 시선을 쏘고 있는 아내의 낯빛부터 글러가기 시작한다. ‘또 쉰 게로구나. 저를 어쩌누?’ 어머니는 목메인 말씀을 하시면서 우신다. ‘너 고생한 게 애닯구나. 팔이 부러지게 갈아서 그거(두부)를 팔아 장을 보려고 태산같이 바랐더니.’ 그 두부를 판대야 큰돈은 못 된다.” 두만강 건너 간도에 살던 두부 장수의 이야기 <탈출기>.

여름엔 두부가 쉬 상해 두부 넣은 김치찌개는 한 끼로 족해. 두부김치에 시원한 막걸리는 언제나 콜~. 예전에 자취하며 하도 두부를 많이 먹어설랑 콩 부류라면 사래질을 친다마는, 피식했다간 콩밥을 먹게 생긴 요즘. 적응을 위해서라도 종종 두부를 먹어줘야겠다.

소련공산당, 간첩, 죄목들도 살벌해. 형기를 마친 뒤 감옥에서 나오면 보통들 두부를 내밀곤 하지.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영양 보충용.

“요라콤 독허게 더운디 되벽(도배)을 하고 그랬단 말이요. 비가 생개로.” “저도 책방에 곰팡이가 슬어가꼬 제습기 돌리고, 끄서내서 또 닦고, 난리난리 났당게요.” 할매 부탁, 아니 명령으로 밭둑에 예초기를 돌렸다. 콩대가 익어가는 날. 어디 가서 두부 장수 청국장이나 사먹을까. 김이 폴폴 나는 두부김치도 좋고. 더는 두부 장수가 오지 않는 산간 마을, 짤랑거리던 방울소리도 그리워라.

임의진 시인2023.09.06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480 한희철 줬으면 그만이지 한희철 2024-01-18 47
12479 이현주 하나님을 아빠라 부르는 자녀의 명분(갈4:1-7) 이현주 2024-01-17 28
12478 이현주 그리스도께로 우리를 안내하는 율법(갈3:21-29) 이현주 2024-01-17 23
12477 이현주 율법이 존재하게 된 이유(갈3:15-20) 이현주 2024-01-17 24
12476 이현주 율법이냐 믿음이냐(갈3:1-14) 이현주 2024-01-17 29
12475 이현주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갈2:15-21) 이현주 2024-01-17 19
12474 이현주 베드로를 책망함(갈2:11-14) 이현주 2024-01-17 22
12473 이현주 예루살렘에서 사도들을 만남(갈2:1-10) 이현주 2024-01-17 21
12472 이현주 예수께서 몸소 계시하신 복음(갈1:11-24) 이현주 2024-01-17 24
12471 이현주 다른 복음을 전하는 자들의 저주받을 운명(갈1:6-10) 이현주 2024-01-17 21
12470 이현주 첫인사(갈1:1-5) 이현주 2024-01-17 23
12469 임의진 [시골편지] 낮고 낮은 집들 file 임의진 2024-01-16 22
12468 한희철 성경이 아니라 생활에 밑줄을 한희철 2024-01-15 46
12467 임의진 [시골편지] 차라리 file 임의진 2024-01-14 46
12466 임의진 [시골편지] 선량한 사람 file 임의진 2024-01-13 39
» 임의진 [시골편지] 두부 장수 file 임의진 2024-01-12 43
12464 임의진 [시골편지] 빈센트 반지하 file 임의진 2024-01-11 46
12463 한희철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한희철 2024-01-10 35
12462 임의진 [시골편지] 아주까리기름 file 임의진 2024-01-10 28
12461 임의진 [시골편지] 꼿더우 file 임의진 2024-01-09 33
12460 임의진 [시골편지] 다리 밑 file 임의진 2024-01-08 37
12459 임의진 [시골편지] 당나귀 file 임의진 2024-01-06 46
12458 임의진 [시골편지] 콩물 국수철 file 임의진 2024-01-05 86
12457 임의진 [시골편지] 서울깍쟁이 file 김동호 목사 2024-01-04 39
12456 이현주 마지막 경고와 인사말(고후13:1-31) 이현주 2024-01-04 45
12455 이현주 세번째 고린도 방문을 준비하며(고후12:11-21) 이현주 2024-01-04 38
12454 이현주 바울에게 보이신 환상(고후12:1-10) 이현주 2024-01-04 31
12453 이현주 자신의 약함을 자랑하는 사도(고후11:16-33) 이현주 2024-01-04 29
12452 이현주 가짜 사도들에 대하여(고후11:1-15) 이현주 2024-01-04 25
12451 이현주 자기 권위에 대한 바울의 소신(고후10:1-18) 이현주 2024-01-04 23
12450 이현주 가난한 성도들을 위한 성금에 관하여(고후9:1-15) 이현주 2024-01-04 23
12449 이현주 디도 일행을 보내면서(고후8:16-24) 이현주 2024-01-04 24
12448 이현주 성도들을 돕기 위한 모금사업에 대하여(고후8:1-15) 이현주 2024-01-04 21
12447 이현주 돌아온 디도를 통해서 받은 위로와 격려(고후7:2-26) 이현주 2024-01-04 24
12446 한희철 모두가 사는 길 한희철 2024-01-03 51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