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 발음과 바름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25 추천 수 0 2024.02.05 22:45:43
.........

Cap 2024-02-05 22-44-13-517.jpg

[임의진의 시골편지] 발음과 바름

 

자고로 현지인과는 발음이 ‘바름’이어야 말이 통한다. 영어가 짧으니 바르지 못한 발음으로 의사소통에 문제가 발생하게 돼. 한 꼬마가 유치원에서 원어 선생님에게 영어를 배웠는데, 마침 할머니가 집에 오셨대. “할무니, 나 토매이러~” 할머니는 놀라서 손주를 화장실로 급히 안고 갔대. 토마토가 먹고 싶단 소리였는데 토하겠다는 줄 알아들은 거. 누가 피식하면 격노하며 쓰는 말 ‘카르텔’도 뭔 말인지 도통 알아먹질 못하겠다. 여름 내내 앵앵거리던 파리, 파리떼가 시꺼멓게 엉겨 붙은 똥. 나아가 뭐 묻은 자신을 먼저 성찰할 때 써야 할 단어렷다. 그러고 보면 파리도 지역에 따라 발음을 잘해야 알아듣게 된다. 전라도 전역에선 포리라고 해. 경상남도에선 깡아리, 윗지방에선 포랭이, 강원도에선 파래이, 파랭이, 함경도에선 뽈이라고 한단다. “포리떼 모구떼(모기) 때문에 징허던 여름보다는 안 낫소야.” 대문을 활짝 열고 살던 할매집, 오랜 날 자물쇠가 잠겨 있다. ‘원망’과 ‘앙심’으로 살아온 원앙 부부 말고 진짜 다정한 원앙 부부였는데. 영감 사후, ‘솔로 지옥도’에서 심심한 노후. 게다가 약을 손바닥 가득 끼니때마다 후속타로 삼켜야 해. 그래도 산밭에 행차할 땐 유머를 장착한 사투리를 들려주곤 하였다. 똑같은 얘기를 처음 하는 듯 두 번 세 번. 원래 소뼈도 두세 번은 우려먹는 법이니까. 암튼 할매는 올봄에 퇴원을 하실 수 있을까나. 그분에게 사투리 발음 공부를 더 해야 하는데….

예전엔 아침마다 골목을 누비며 똥퍼요~ 똥퍼요~ 하고 다니던 직업이 있었다. 푸세식 변소로 살던 시절. 그야말로 으뜸 애국자. 동포여~ 동포여~로 들리던 그 목소리. 겨레를 깨우던 이들이 사라진 뒤, 틀어 놓은 아침 뉴스는 무서운 소식들뿐이다. 죽고 죽이고, 죽이려 들고, 차분하고 인자한 말보다는 격노하고, 말 따먹기 조롱하는 게 일상다반사. 발음이 바름이면 세상이 좋아질까. 맑은 샘 같은 친구 만나서 선하고 고운 말로 귀를 씻어야 하는 걸까.

임의진 시인2024.01.10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515 이현주 랑에 뿌리를 내리고 사랑에 터를 잡아(엡3:14-21) 이현주 2024-02-12 13
12514 이현주 그리스도로 실현되는 하나님의 비밀계획(엡3:1-13) 이현주 2024-02-12 14
12513 이현주 화해의 제물이 되신 그리스도(엡2:11-22) 이현주 2024-02-12 12
12512 임의진 [시골편지] 이러기야 file 임의진 2024-02-10 38
12511 임의진 [시골편지] 우웨이 file 임의진 2024-02-09 31
12510 임의진 [시골편지] 까치발 아이 file 임의진 2024-02-08 27
12509 한희철 얼음을 녹이는 것은 한희철 2024-02-07 38
12508 임의진 [시골편지] 프린스와 오토바이 file 임의진 2024-02-06 29
» 임의진 [시골편지] 발음과 바름 file 임의진 2024-02-05 25
12506 임의진 [시골편지] 노루와 도루 file 임의진 2024-02-04 25
12505 임의진 [시골편지] 바람 냄새 file 임의진 2024-02-03 38
12504 임의진 [시골편지] 징글벨 타령 file 임의진 2024-02-02 22
12503 임의진 [시골편지] 버섯 수프 file 임의진 2024-02-01 28
12502 한희철 같이 간다는 것은 한희철 2024-01-31 35
12501 임의진 [시골편지] 연하장 file 임의진 2024-01-31 20
12500 임의진 [시골편지] 멋쟁이 겨울 신사 file 임의진 2024-01-30 13
12499 이현주 우리는 하나님의 작품(엡2:1-10) 이현주 2024-01-29 32
12498 이현주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엡1:15-23) 이현주 2024-01-29 25
12497 이현주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시는 하나님의 일(엡1:3-14) 이현주 2024-01-29 21
12496 이현주 에베소 첫인사(엡1:1-2) 이현주 2024-01-29 24
12495 이현주 마지막 권면과 끝인사(갈6:11-18) 이현주 2024-01-29 24
12494 이현주 육신에 심은 사람과 성령에 심는 사람(갈6:1-10) 이현주 2024-01-29 26
12493 이현주 육의 열매들과 성령의 열매들(갈4:16-26) 이현주 2024-01-29 22
12492 이현주 자유를 위하여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갈5:1-15) 이현주 2024-01-29 21
12491 이현주 종의 자녀들과 자유인의 자녀들(갈4:21-31) 이현주 2024-01-29 20
12490 이현주 천박한 초등학문으로 돌아가려는 자들에게(갈4:8-20) 이현주 2024-01-29 22
12489 임의진 [시골편지] 물소유와 돌킹이 file 임의진 2024-01-27 24
12488 임의진 [시골편지] 샹송의 계절 file 임의진 2024-01-26 30
12487 임의진 [시골편지] 순딩이 순두부 file [1] 임의진 2024-01-25 37
12486 한희철 또 하나의 대장별 한희철 2024-01-24 18
12485 임의진 [시골편지] 쟁반달 file 임의진 2024-01-23 22
12484 임의진 [시골편지] 구찌뽕 file 임의진 2024-01-22 30
12483 임의진 [시골편지] 탕수육 file 임의진 2024-01-21 30
12482 임의진 [시골편지] 은행나무 사랑 file 임의진 2024-01-20 35
12481 임의진 [시골편지] 사왓디 file 임의진 2024-01-19 47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