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숨 막히는 길목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55 추천 수 0 2024.02.28 22:00:09
.........

3b2db892deb215454cf3aeee5fbd953f.jpg[한희철 목사] 숨 막히는 길목

 

우리말을 생각하면 재미있게 여겨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길에 관한 말도 있습니다. ‘건널목’이라는 말은 누가 만들었을까요? 건널목이란 ‘철로와 도로가 만나는 곳 혹은 강·길·내 따위에서 건너다니게 된 일정한 곳’을 말합니다. 대개 건널목 앞에는 신호등이 있어 지나가는 사람을 위험으로부터 지켜줍니다.

 

‘건널목’은 ‘건너다’라는 말과 ‘목’이 합해진 말로 짐작이 됩니다. ‘목’이라는 말이 ‘다른 곳으로는 빠져나갈 수 없는 통로의 중요하고 좁은 곳’을 이르는 것이니, ‘건널목’이라는 말은 특정 지역이 갖고 있는 의미를 무엇 하나 보탤 것도 뺄 것도 없이 가장 간결한 말로 가장 적절하게 표현하고 있다 싶습니다.

 

‘오솔길’이라는 말은 어감부터 정겹고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오솔길’이란 말도 ‘오솔하다’와 ‘길’이 합해진 말일 것입니다. ‘오솔길’을 두고도 ‘오솔하다’는 말은 익숙하지 않지만, ‘사방이 무서운 느낌이 들 정도로 고요하고 쓸쓸하다’는 뜻입니다. 가만히 오솔길을 걸어가면 깊은 사색의 바다에 이를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뒤안길’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늘어선 집들의 뒤쪽으로 좁게 난 길’을 뜻하지만, ‘분명하게 드러나 있지 않고 다른 것에 가려져 있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역사의 뒤안길’ ‘인생의 뒤안길’ ‘축제의 뒤안길’ 등으로도 쓰이니까요. 

 

외국 여행을 하는 중에 낯선 도시를 찾게 되면 큰 도로를 걷는 것보다는 그로부터 서너 걸음 물러선 곳에 있는 뒤안길을 걷는 것이 훨씬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선택이 되기도 합니다. ‘뒤안길’이라는 말은 ‘굽어서 휘어들어간 곳이 깊다’라는 ‘후미지다’의 뜻을 가진 ‘후밋길’과도 가깝게 느껴집니다. 

 

길과 관련 말 중에 ‘길목’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넓은 길에서 좁은 길로 들어서는 첫머리’ ‘길의 중요한 통로가 되는 곳’ ‘일이나 시기가 바뀌는 때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등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길과 관련하여 우리가 그중 흔하게 쓰는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며칠 전이었습니다. 창밖을 내다보던 중 눈에 들어온 모습이 있었습니다. 예배당 초입에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데, 키는 작지만 품이 넓은 제법 의젓한 소나무입니다. 소나무 허리춤에는 겨울을 나는 나무에게 옷을 입힌 듯 짚을 두르고 있습니다. 

 

바로 그 소나무 앞에 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 있는 것이었습니다. 예배당 주변에서 흔히 만나게 되는 길고양이였습니다. 고양이는 그곳에 앉아 가만히 볕을 쬐고 있었습니다. 꼼짝도 하지 않은 채 뭔가를 응시하고 있었지요. 

 

그런 고요도 흔치 않겠다 싶었습니다. ‘우수’도 지났으니 볕은 갈수록 따뜻해지고, 바람은 사뿐 가벼워지고, 아직 남아 있던 응달의 얼음장은 슬며시 자취를 감출 것이고, 고양이 바로 앞에 있는 영춘화는 함성처럼 노란 꽃들을 피워낼 것입니다. 

 

온 몸으로 봄을 예감한 고양이는 자기 발걸음처럼 소리 없이 다가오는 봄을 바라보고 있었겠지요. 세상에서 가장 숨 막히는 골목이 있다면, 봄이 오는 봄의 길목이겠구나 싶었습니다.  

<교차로> 2024.2.28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549 이현주 위에 있는 것을 사모하라(골3:1-4) 이현주 2024-03-19 21
12548 이현주 초등학문을 졸업한 사람답게 처신할 것(골2:20-23) 이현주 2024-03-19 12
12547 한희철 봄은 어디에서 올까 한희철 2024-03-13 40
12546 이현주 헛된 철학과 교설로 속이는 자들(골2:6-9) 이현주 2024-03-08 14
12545 이현주 사도가 애쓰고 수고하는 이유와 목적(골2:1-5) 이현주 2024-03-08 20
12544 이현주 마침내 밝혀진 하나님의 비밀, 그리스도(골1:24-29) 이현주 2024-03-08 24
12543 이현주 만유의 으뜸이신 그리스도 (골1:9-23) 이현주 2024-03-08 20
12542 이현주 골로새 교회와의 고마운 인연(골1:3-8) 이현주 2024-03-08 17
12541 이현주 골로새서 첫인사(골1:1-2) 이현주 2024-03-08 20
12540 이현주 마지막 인사(빌4:21-23) 이현주 2024-03-08 14
12539 이현주 교회에서 보여준 관심에 대한 감사의 말(빌4:10-20) 이현주 2024-03-08 11
12538 이현주 사람의 머리로 이해할 수 없는 하나님의 평화(빌4:1-9) 이현주 2024-03-08 10
12537 이현주 땅에 사는 하늘 시민(빌3:18-21) 이현주 2024-03-08 12
12536 한희철 배수진너 신진서 한희철 2024-03-06 24
» 한희철 숨 막히는 길목 한희철 2024-02-28 55
12534 이현주 푯대를 향하여 달려가는 인생(빌3:12-17) 이현주 2024-02-26 22
12533 이현주 자랑거리를 배설물로 여김(빌3:1-11) 이현주 2024-02-26 20
12532 이현주 디모데와 에바브로디도를 보내면서(빌2:19-30) 이현주 2024-02-26 13
12531 이현주 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하나님의 자녀(빌2:12-18) 이현주 2024-02-26 9
12530 이현주 그리스도의 마음(빌2:1-11) 이현주 2024-02-26 22
12529 이현주 그리스도를 위하여 고난당하는 특권(빌1:27-30) 이현주 2024-02-26 13
12528 이현주 삶과 죽음 사이에서(빌1:12-26) 이현주 2024-02-26 21
12527 이현주 빌립보에 사는 형제들에 대한 고마움(빌1:3-11) 이현주 2024-02-26 8
12526 이현주 빌립보서 첫인사(빌1:1-2) 이현주 2024-02-26 9
12525 이현주 마지막 인사와 축원(엡6:21-24) 이현주 2024-02-26 8
12524 한희철 부끄러운 패배 한희철 2024-02-21 43
12523 한희철 무모한 신뢰 한희철 2024-02-14 51
12522 이현주 하나님의 무기로 완전무장을(엡6:10-20) 이현주 2024-02-12 30
12521 이현주 종과 주인의 관계(엡6:5-9) 이현주 2024-02-12 32
12520 이현주 자녀와 부모의 관계(엡6:1-4) 이현주 2024-02-12 24
12519 이현주 아내와 남편, 교회와 그리스도(엡5:22-33) 이현주 2024-02-12 29
12518 이현주 빛이신 주 안에서 빛의 자녀답게(엡5:1-21) 이현주 2024-02-12 22
12517 이현주 하나님을 닮은 새 사람의 삶(엡4:17-32) 이현주 2024-02-12 19
12516 이현주 부르심에 합당한 삶(엡4:1-16) 이현주 2024-02-12 27
12515 이현주 랑에 뿌리를 내리고 사랑에 터를 잡아(엡3:14-21) 이현주 2024-02-12 16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150 세종시 보람1길12 호려울마을2단지 201동 1608호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