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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편지] 잃어버린 별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3545 추천 수 0 2009.01.13 21: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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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해외 토픽감일, 성탄트리 꼭대기 십자가 장식을 나도 길 지나다 보았다. 이 땅이 언제부터 개신교 세상인가. 아래로부터의 각별한 포복은 실소를 넘어 슬프기까지 하다. 십자가가 로마판 국가보안법의 서슬 퍼런 사형기구임을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어두운 시대를 밝히며 일어나선 샛별로 대표되는, 세계 모든 나라들의 성탄 장식과는 달리 한국교회다운 공격적인 선교방식과 배타적인 오만불손이 한껏 들여다보이는 구석이다. 저들 십자가는, 보태기이자, 덧셈의 공식에 부합하여 어쩌면 저렇게 눈에 확 도드라지는지.

딱 잘라 말해 미안하지만, 평화와 통일을 위해 일하다 박해받을 결심과 낮은 사람들에 대한 연대를 다짐하는 예수의 십자가가 아니라 탐욕스러운 보태기이자, 덧셈의 상징물로, 제국의 호령에 아첨하며 신자유주의 침략의 깃발 노릇하는 십자가는 당장 내려져야 한다.

우리 동네엔 다행하게도 생뚱맞은 교회당 건물이 없다. 전직 목사인 내가 살지만, 나는 예배를 따로 드리지 않는다. 그냥 마을에 이웃하여 살면서 나지막이 이름을 담아 기도를 바치고, 농민, 노동자들 뵈면 고개 숙여 지극정성 인사하는 것이 예배의 전부다. 밤하늘의 별이 성탄 장식이요, 밤에는 달빛으로 빛나는 나무들이 성탄트리. 가끔 찾아오는 이웃사촌 손주들이 으아앙 울면 마구간의 아기예수를 기억한다. 성탄 대망…. 캄캄 세월에 그 선한 아기와 잃어버린 별을 생각하려니 갑자기 눈물이 날 거 같다.

<임의진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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