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 호박이든 수박이든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3541 추천 수 0 2009.08.06 22:41:48
.........

20090521_01100126000002_01L.jpg 
논두렁일 디디고 달려온 바람이 쓰고 있던 모자들을 날린다. 쉬엄쉬엄 일하라는 소리다. 수심가 부르던 농부들도 허리를 펴고 땀에 전 겨드랑이를 말리며 틀니가 보이게끔 찔레꽃 만발한 미소들. 일기예보에 비가 내린다더니 점심 때 지나고부터 구름 그늘이 덮씌운다. 비로소 낮일이 편해졌구나. 세상에 일기예보가 맞는 날도 다 있어. 나무그늘 아래서 기상청 얘길 하다가 다들 폭소. 할멈 영감 뼈마디 쑤시면 바로 비소식이라 기상청을 없애는 쪽으로 가닥을 일차 잡았으나 테레비에 일기예보 해주는 큰애기가 예뻐서 그냥 두기로 또다시 가닥. 그 사이 나는 돌아와 호박구덩이를 두어 주 팠다. 밤낮 관세음보살을 중얼거리며 살아가는 계동댁, 관세음보살 말고 다른 말씀도 하실 줄 아는구나. “저 아래 가보쑈이. 수박 자시든마 몟 쪽 남았을 거신디.” 사실은 내가 놓고 온 길이었다. 혼자 사는 사람에게 수박 한통 선물은 참말 거시기 부담스럽다. 광주 사는 친구가 놀러오는 길에 수박을 들고 와서 반통은 냉장고에 모시고, 나머지 반통은 그늘 아래 쉬고 계시던 어르신들 내다 드렸다. 수박 속살처럼 빨간 얼굴로 밤낮 술에 불콰하던 용채 아재가 ! 죽고 없어 아쉽다는 소리를 먼저들 나눴다. 밤이면 수박 빗금처럼 좍좍 천공을 가로질러 내릴 비, 수박 먹고 오줌 누듯 쏴 쏴 내리는 비에 젖을 내 호박구덩이. 호박이든 수박이든 올해 농사 다들 잘 되길.

<임의진 목사 | 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145 이현주 아이는 어미를 먹고 산다 이현주 2009-09-27 1799
6144 이현주 더러운 것은 말이 아니라 입이요, 입이 아니라 속이다 이현주 2009-09-27 3736
6143 이현주 바보는 사악하지도 않고 미치지도 않는다 이현주 2009-09-27 3602
6142 이현주 광흑불이시비일(光黑不二是非一) 이현주 2009-09-27 3744
6141 이현주 타고난 싸움군도 싸울 상대가 없으면 싱겁게 무너진다. 이현주 2009-09-27 3711
6140 이현주 모순통일 이현주 2009-09-27 3649
6139 이현주 귀중하지 않은 사람은 세상에 없다 이현주 2009-09-27 3723
6138 이현주 그가 그것을 그렇게 보면 그에게 그것은 그런 것이다 이현주 2009-09-27 3580
6137 이현주 한 인간의 경험은 인류의 경험이다. 이현주 2009-09-27 3719
6136 이현주 해몽이 꿈의 내용을 결정하고 해석이 현실을 창조한다. 이현주 2009-09-27 3710
6135 이현주 여기에서 눈을 뜨면 여기도 보이고 저기도 보인다. 이현주 2009-09-27 3696
6134 이현주 분별은 하되 차별은 하지 말아라 이현주 2009-09-27 3570
6133 이현주 현실이 꿈이라면? 이현주 2009-09-27 3513
6132 이현주 하면 된다. 되면 한다 이현주 2009-09-20 6905
6131 이현주 과거와 현재가 그렇듯이 나의 미래도 이미 정해져 있다. 이현주 2009-09-20 3894
6130 이현주 내게는 '나와 상관없는 세상'이 없다 이현주 2009-09-07 3609
6129 이현주 이 세상의 한 부분이요 조각 이현주 2009-09-07 3652
6128 이현주 너에게 끌려 다니지 말고 너를 끌고 다녀라 이현주 2009-09-07 3910
6127 이현주 어차피 한번 해보는 장난이라면 이현주 2009-09-07 3874
6126 이현주 경계란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이현주 2009-09-07 3870
6125 이현주 헐떡거리지 않으려고 헐떡거리지는 않겠다 이현주 2009-09-07 3704
6124 이현주 버리려고 하지말고 그냥 놓아라 이현주 2009-09-07 3515
6123 이현주 내가 남에게 한 일이 곧 나에게 한 일이다. 이현주 2009-09-07 3884
6122 이현주 모든 것이 변화일 뿐이다 이현주 2009-09-07 3728
6121 이현주 모든 꽃이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꽃이다 이현주 2009-09-07 3699
6120 이현주 첫 기도 이현주 2009-09-07 3536
6119 이현주 정몽주와 이방원 이현주 2009-09-07 4386
6118 이현주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하기 이현주 2009-09-07 3354
6117 이현주 꿈을 꾸되 그것을 속에 묻어두게 이현주 2009-08-31 3524
6116 이현주 싱거운 말 한마디 이현주 2009-08-31 3832
6115 이현주 깨어나면 모든 꿈이 좋은 꿈이다 이현주 2009-08-31 3332
6114 이현주 어영부영 살더라도 열심히 어영부영 살아야 한다 이현주 2009-08-31 3997
6113 이현주 가시는 안에서 뽑아야 한다 이현주 2009-08-31 3664
6112 이현주 꿈을 맘대로 조종할 수 있다면 이현주 2009-08-31 3932
6111 이현주 꿈에서 깨어나니 끝장을 보지 못해 서운하냐? 이현주 2009-08-31 3994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