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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편지] 관방제림 저녁나무들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3475 추천 수 0 2009.08.06 22: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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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 새 다리가 놓여졌다. 전번 다리가 더 어울리고 소박했는데, 지금 다리는 경운기 말고 트럭이 다녀도 될 만치 크고 무식하게 생겨먹었다. 트럭이 다니면 마을은 흩어지고, 논밭도 팔리고, 아름드리나무들이 잘려나갈 것이다. 다리를 놓는다며 냇가를 다 파헤쳐놓았다. 다리 아래 둠벙에 살던 피라미, 버들치, 개구리와 물뱀, 반딧불이가 집을 잃고 노숙자 신세로 전락했다. 이뿐인가. 이어진 큰길은 한 해에 골백번도 넘게 팠다 덮었다 이런 오두방정이 없다. 이참에는 자전거 도로를 놓는다고 두어 달 공사판이었다. 할아버지들도 자전거 탈 기력이 없고, 장년층은 자가용으로 읍엘 나가지 누가 자전거 타고 정력 낭비를 하겠는가. 그 정력 아껴뒀다가 마누라한테 갖다 바쳐서 사랑받는 편이 신상에 좋을 것이다. 애들도 야간학습까지 초주검인지라 늦잠 푹 자고 버스 타고 댕겨야 키라도 조금 크지, 먼 거리를 자전거로 통학했다간 송장 치를 일 있냐. 자전거 도로는 도시에나 내고, 시골은 그냥 내버려 두는 편이 좋겠다.

그간 주둔했던 굴착기 부대는 이번주를 끝으로 동네를 떠났다. “아따메 속시원허다잉!” 장맛비가 내리자 물이 불고 공사판 쓰레기며 흙탕물이 뒤따라 씻겨 내려갔다. 풍문에 따르면 굴착기들은 이제 강 주변에 포진 중이란다. 다음 차례로 강을 파헤치고 뭉갤 것이란다. 천연기념물 366호 관방제림 저녁나무들이 양팔을 벌리며 말리고 섰지만, 저들이 누군가. 불에 타 죽어간 사람 소리도 안 듣는데, 나무 소리쯤 누가 듣겠는가.

<임의진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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