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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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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에선 요구르트를 가리켜 ‘어린이 막걸리’라 부른다. 뭣보다 색깔이 비슷하지, 발효된 것도 비슷하지, 중독성도 비스무리, 회담하듯 빙 둘러앉아 마시는 것까지 얼추 비슷하다. 식당에 가면 포식 끝에 서비스로 요구르트를 쫙 돌리기도 하는데, 아이들이 제일 좋아라 밝히더라. 밝힌다? 아그들한테 써먹어도 될 소린 줄은 모르겠지만서두….
손님들 오신다는데 과일이든 뭐든 먹을거리가 없구나. 농협 구판장엔 한묶음 뭉텅이로 요구르트를 팔더라. 오다가 아는 아줌마랑 무슨 이야길 하다가 한개 자시라 드리고, 운동장에서 공차다 밥 때 되어 뛰어가는 동네 아이들 나눠주고 나니 딱 두 개 남았어라. 오늘 저녁, 내일 아침 마시면 되겠다 싶었는데 터미널 세차장 댕기시는 아짐네 강아지가, 이제 막 배를 떠가지고 인디애나 존스 아저씨 흉내를 내면서 바깥세상 모험중. 처음 보는 나를 무서워하지 않고 꼬리까지 치기에 예쁜 마음에 지나치지 못했다. 강아지랑 둘이 요구르트 건배. 개랑 마시니까 맛이 또 달라, 요구르트도 취하는 거 같아.
시원한 그늘 아래서 두부김치에 막걸리 한 주전자 마시다보면 이 무더위, 한풀 꺾이려나. 까무잡잡 촌아이들, 귀염둥이 강아지들은 여기 차가운 요구르트가 있으니, 건강하고 행복한 여름나기를 위하여, 건배!
<임의진|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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