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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편지]종교 생활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3432 추천 수 0 2009.10.12 19:4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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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다니는 사람들을 지켜보면 대다수가 미래를 사는 거 같다. 현재, 바로 여기 오늘을 살아야 하는데 죽음 너머 안락한 사후세계(천당)나 가난 너머의 물질 풍요만을 꿈꾸면서 허황된 최면에 빠져 산다. 오늘 여기 이 세계를 천당으로 만들기 위해 분투하고, 또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게 되면 비록 누추하고 비루한 삶일지라도 미소가 꽃필 텐데…. 제발 공중사다리 그만 타고 현실이라는 오늘 이 땅으로 내려와 아옹다옹 더불어 살았으면 좋겠다. 그뿐만 아니라 과거를 사는 사람들도 많더군. 옛날 일을 들추거나 어제의 잘잘못과 실패의 경험에 매여 살면서 항시 어두운 낯빛을 하고 사는 사람들. 과거지사 그만 떨쳐버리고 오늘이란 동네로 이사와 살았으면 좋겠다. 영혼의 구원이란 오늘 바로 여기에 달려있고, 아니 이 오늘이야말로 영원히 얻은 생명임에 분명하지 않은가.

종교를 갖는다는 것은 눈을 뜨는 일이다. 고작 눈 하나 반짝 뜨는 데 돈이 드나, 힘이 드나? 돈이 들고 힘을 뺏는 종교는 더 이상 기업 장사놀음이지 종교가 아니다. 실로암 연못에서 눈 뜬 장님이 환호성을 지르듯 오늘 그대 희망찬 탄성을 듣고 싶다.

아랫동네 교회에서 부흥회를 하느라고 교인들이 1구 2구 동네를 이잡듯 훑고 다닌다. 현수막을 보니 경쟁적으로 다른 교회도 부흥회를 열려나보다. 욕심에 가득 찬 눈빛들을 보니 안타깝고 답답하다.

<임의진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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