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아낙네들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3485 추천 수 0 2009.11.28 19:57:20
.........
20091022_01100130000002_01M.jpg 
외등 켜진 콧잔등, 엎어지면 코 닿을 데 집 두고도 논일은 줄지 않으니 한숨이 깊다. 별쭝맞은 돌풍은 뼈품 팔며 고된 일하는 남정네 짚모자를 날린다. 쉬어가며 하자는 소리. 명성황후 못잖은 부녀회장님 출타했다 돌아오듯 장한 탈곡기 대자로 궁둥이 흔들며 집으로 돌아온다. 나락 물결도 점차 자지러드는 늦가을 어간. 대추나무와 감나무, 열매를 거반 털려서 새들의 만찬이 조촐하겠다. 굴뚝 연기들 모두 승천하시고 숭늉들 마실 시간. 저녁은 싸늘하고, 밤은 어제보다 춥겠구나. 작년에 땔감을 넉넉하게 해두어서 첫눈까지는 버틸 수 있을 터. 참나무 쪼개서 난롯불에 던지는데, 탈탈탈 경운기소리 늦은 도착을 알린다. 아낙네들 내리는갑다. 허위허위 골목으로 사라지는 아낙네들. 담양들녘에 산재한 하우스에서 품 팔고 늦은 밥상에 노곤들 하시겠다.
물 말아 김치 얹어 뚝딱 먹고 나면 아재랑 몇 마디 도란거리지도 못하고 먹잠에 빠지고 말리라. 삭신 아프지 않은 데 없어도, 자식들한테 짐 될 수 없다고, 잠꼬대조차 이를 앙당 문다. 이 나라 이 강산 아낙네들 그렇게 깊이 잠드는 가을밤. 어둡지 않으면 이때껏 일하고도 남을 그이들. 캄캄해서 고맙다. 눈 어두워서 고맙다.
섬마섬마 걷는다는 손자가 꿈에서 나와 절로 웃음이 번지는 얼굴. 옆에서 뉴스 보다말고 담배 꼬나물던 아재가 자다말고 히죽거리는 각시를 보더니 “인자 미쳐부렀능갑네” 한다. 그러다 짠해서 다독다독 이불 덮어주고, 수세미마냥 깔깔한 손 잡아주는 밤. 캄캄한데 살아줘서 고맙다. 나 같은 놈한테 눈 어두워서 고맙다, 그런다.

<임의진 목사·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8910 김남준 신자의 마음 안에는 영적인 마음과 육적인 마음이 공존합니다. [1] 김남준 2011-06-17 3495
8909 이해인 작은 노래 -마음은 고요하게 이해인 2006-05-03 3495
8908 홍승표 [박희준] 하늘 냄새 홍승표 2005-03-04 3495
8907 이해인 풀꽃의 노래 이해인 2001-12-29 3495
8906 김남준 묵은땅을 기경하라 김남준 2001-12-30 3494
8905 김남준 기도하게 하시는 날 김남준 2010-06-29 3493
8904 김남준 '죄 죽임'의 의미 김남준 2010-05-01 3492
8903 임의진 [시골편지] 팔푼이들 file 임의진 2009-08-06 3492
8902 이현주 반경 십미터만이라도(눅3:1-2) 이현주 2010-10-13 3490
8901 김남준 두 가지 의미의 회심 김남준 2010-05-16 3490
8900 김남준 기도, 성화의 방편 김남준 2006-06-24 3490
8899 이현주 오늘 하루만이라도 (요12:49) 이현주 2010-11-29 3489
8898 김남준 신앙의 목적은 행복함이 아닙니다. [1] 김남준 2006-09-22 3489
8897 이해인 꽃씨를 선물하는 마음 [1] 이해인 2006-05-23 3489
8896 김남준 마음에서 시작된 성화의 작용은 신자의 성품 안에서 [1] 김남준 2011-06-21 3488
8895 이해인 슬픈기도 이해인 2006-05-03 3488
8894 이현주 헛된 공사(렘51:58) 이현주 2010-09-19 3486
8893 임의진 [시골편지] 서방님 혼불 file 임의진 2010-03-17 3486
» 임의진 [시골편지]아낙네들 file 임의진 2009-11-28 3485
8891 이현주 잡을 수 있는 것은 없느니 이현주 2011-03-13 3484
8890 이현주 그것을 관통하여(왕상5:9-14) 이현주 2010-10-26 3484
8889 김남준 부드러운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은혜의 방편에 참여하기를 힘써야 합니다. 김남준 2011-08-25 3483
8888 임의진 [시골편지]고양이에게 신세지고 산다 file 임의진 2008-11-17 3483
8887 김남준 싫증을 느낄 틈이 없는 곳 김남준 2010-08-15 3482
8886 김남준 영혼의 싫증 김남준 2006-06-24 3482
8885 이현주 우리의 능력(히6:13-15) 이현주 2010-10-26 3481
8884 김남준 거듭나지 못한 사람의 완고함은 의지적인 완고함 때문입니다. 김남준 2011-07-06 3480
8883 한희철 볕이 밝으면 그림자도 진하다 한희철 2011-01-31 3480
8882 임의진 [시골편지]두꺼비 하품 file 임의진 2009-10-12 3480
8881 한희철 농사꾼은 꿈속에서도 논에 물이 마르면 안 된다 한희철 2010-02-21 3479
8880 김남준 위선적인 신앙인의 5가지 어려움 김남준 2006-04-27 3478
8879 이현주 진짜 이야기(히7:4) 이현주 2010-10-26 3477
8878 김남준 계속되는 우상숭배 김남준 2010-06-29 3477
8877 이현주 보면서 보지 않는다고나 할까 이현주 2008-06-14 3477
8876 한희철 길이 멀면 말의 힘을 알고 날이 오래면 사람의 마음을 안다 한희철 2011-01-20 3476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