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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3 <꿈일기/샨티>중에서
내가 겪는 일들은 내가 차린 밥상이다
언덕 위에 탑이 우뚝 서 있었다. 그것은 세상에 온 영혼들이 마지막으로 통과해야 할 관문이었다. 나는(우리는?) 거기서 세 가지 할 일이 있었다. 용서와 포기와 망각이 그것이었다. 이 세 가지 일을 마치면 탑 모양으로 서 있는 문을 통과하여 '신성한 장소'로 가게 되어 있었다. 누군가를 용서하지 못한 자나 무엇인가를 움켜잡고 있는 자나 어떤 것을 깨끗이 잊어버리지 못한 자는 탑을 통과하여 '신성한 곳'으로 가지 못한 채 멀고 먼 길을 돌아와야 한다고 했다.
나를 '신성한 곳'으로 들어가게 하는 것이 결국, 사람에 대하여는 용서하고 사물에 대하여는 놓아버리고 이 세상 살면서 겪었던 모든 일에 대하여는 잊어버리는 것이란 말인가? 깨어나면서 문득, 한 세상 산다는 게 밥 한 상 차려먹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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