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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3. 어처구니
어이없는 일을 만나면 우리는 흔히 '어처구니없다'라는 말을 한다. 어처구니가 무엇이기에 어이없는 일을 보면 당연한 듯이 '어처구니'가 '없다'고 하는 것일까?
어처구니는 맷돌과 관련이 있다. 맷돌은 곡식을 가는 데 쓰이는 재래식 기구이다. 둥글넓적한 돌 두 짝을 포개고, 윗구멍으로 곡식을 넣은 뒤 위짝을 손잡이로 돌려서 곡식을 갈게 된다. 돌매, 마석(磨石), 석마(石磨), 준말로는 '매'라고도 한다.
맷돌은 밑돌, 윗돌이 제대로 맞물려야 갈린다. 어처구니란 바로 맷돌에서 밑돌, 윗돌이 제대로 맞물려 있게 하는 장치를 가리키는 말이다. 윗돌과 밑돌을 하나로 맞물리게 하는 '맷돌중쇠'인 것이다. '어처구니'가 없으면 밑돌, 윗돌은 서로 겉돌아 곡식이 제대로 갈리지 않거나, 윗돌이 굴러 떨어지게 된다. 그만큼 맷돌에 있어 어처구니는 꼭 필요한 부분인 것이다.
눈에 뜨지 않는 곳에서 모든 것을 제대로 만드는 사람, 어처구니의 삶이 그립다. ⓒ한희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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