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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 꽃물
꽃물이란 말이 낯설다. 상큼하고 앙증맞은 어감의 말이지만 딱히 떠오르는 뜻이 없다. 손톱 끝에 봉숭아물을 들이듯 어디엔가 꽃을 물들이는 것 아닐까, 대뜸 드는 생각은 그런 것이 유일한데 그나마 말뜻하고는 거리가 멀다.
우리말에 '꽃'이라는 말은 '처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신랑 신부가 처음으로 자는 첫날밤의 잠을 '꽃잠'이라 하고, 빚어 담근 술이 익었을 때 처음으로 떠내는 맑은 술을 '꽃국', 오이나 가지 따위의 처음 열리는 열매를 '꽃다지'라 한다.
그런 말 중에 꽃물이라는 것이 있다. 꽃물이란, 곰국이나 설렁탕을 끓일 때 고기를 삶아내고 아직 맹물을 타지 않은 진한 국물을 가리킨다. 또한 어떤 일의 가장 아슬아슬한 순간, 무엇을 하는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순간이나 상황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꽃물이 가지는 또 하나의 뜻이 있다. 벼가 팰 때와 이삭이 맺힐 때 논에 대는 물을 의미하기도 했다. 가장 필요한 때에 적절하게 공급되는 물을 이르는 말이었다.
우리가 몰랐던 예쁜 우리말, 꽃물. 어감만큼이나 뜻도 귀한데 주변에서 살려 쓰며 꽃물과 같은 삶을 꿈꿔도 좋을 듯 하다. ⓒ한희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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