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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편지] 호호! 호박죽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3830 추천 수 0 2010.03.17 08:2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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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꽃도 꽃이냔둥, 호박같이 못생겼네 어쨌네, 뒤에서 호박씨를 까네 마네 하지만, 내가 삐딱하고 모나서 그런진 몰라도 호박이 그래 어때서? 솔직히 호박꽃이 최소한 나나 당신보다야 예쁘지 아니한가.
지난해 농사로 유일하게 성공한 것은 호박이다. ‘냅둬 농법’(제2 모국어인 전라도 불어로 말하자면 내비둬부러 농법)이 신통치 않을 것은 당연한 일. 이것도 어디냐 싶어 빼앗길까 달음질로 방안에 모셔놓고 놀부 ‘화초장 타령’이 저리 가랄만치 애지중지 보듬으면서 기나긴 겨울밤을 같이 보냈다.
겨울비가 보스락보스락 내리고 달디단 맛난 음식이 먹고 싶을 때, 드디어 호박죽을 쑤었지롱. 흥부가 쇠스랑만한 톱으로 박을 탔으렷다. 나도 스케일이 있는 몸, 황소 잡을 만큼 큰 식칼로 덤벼들어 호박을 썰었지. 호호! 호박씨가 와르르 쏟아진다. 오종종 눈부신 호박 덩굴이 눈앞에 일순 펼쳐졌다.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호박은 호박씨를 남기는구나. 아빠 호박은 몸속에서 요 녀석들을 촉 틔우며 벼라별 꿈이란 꿈은 죄다 꾸었을 게야. 꼭 그 꿈만큼 호박씨들은 황토밭 엄마 땅에 안겨서 새날을 살아내리라. 물불 안 가리는 누구들처럼 아무데나 뒤덮고 장악할 생각도 없이 오직 낮게 더 낮게 순정을 다 바쳐 땅을 끌어안는, 우리네 밑바닥 사람들을 닮은 호박.
그대랑 호호! 불면서 호호! 좋아라 하면서 호박죽 한 그릇 나누지 못한 게 죄송해서 호박죽 이야길 꺼냈는데, 결국 나 혼자 맛있었다는 얘기가 되어버려서 더 미안해지는군. 쩝쩝.
<임의진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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