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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편지] 설날 떡국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2615 추천 수 0 2010.03.17 08:3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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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라고 남촌에서 공수된 자연산 석화 굴, 초장에 찍어 날것으로 먹고, 남은 것은 떡국을 쑤어보기로 하고 마트에 들렀다. 명절 선물세트가 높이 쌓인 농협 마트, 윤기 도는 얼굴로 반갑게 맞아주는 점원들은 받는 월급만큼 상냥하더라. 항상 풀 죽어 고개를 떨구고 사는 떡집 주인장 얼굴이 눈에 밟혀 가래떡은 떡집에 가서 사기로 했다. 틀니를 꺼내 씻으며 꿀떡 가래떡을 되씹어 자시면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할매들. 떡집은 명절 앞두고 며칠 호황이더군. 이 할매들 승천하고 나면 떡집은 결국 문을 닫아걸어야 할 게다. 재산과 목숨 줄이 죽죽 늘어나라고 길게 빼낸다는 가래떡, 그걸 동전처럼 동그랗게 잘라 돈벼락 맞아 잘 살아보자는 뜻으로 설날이면 떡국을 쑤어 먹는다던가.
슬몃슬몃 지는 해, 정리해고된 가슴에도 붉게 충혈된 눈마다에도 팔팔 끓인 떡국 한 그릇은 잠깐의 행복이 되어줄 것이다. 서로의 고달픈 삶을 껴안는 듯 떡국 건더기들이 끈끈이 엉켜서 떨어지질 않더라. 그릇 안에 몽글거리던 훈기가 입김과 만나 훅 피어오르면 영감님 돋보기는 앞이 캄캄 부옇게 되고 만다. 숟가락을 잠시 놓고 소맷자락으로 안경알을 닦으면 수선화처럼 환한 당신 얼굴이 둥시렷 보이리라. 육탈한 부모의 뼈마냥 하이얀 떡국은 어느 드므에 담겨진 세월일까. 내가 그동안 먹은 떡국 수를 헤아려 본다. 앞으로 나는 또 몇 번의 설날을 지낼 수 있을 것이며, 또 몇 그릇의 떡국을 먹을 수 있을 것인가. “허심할 땐디 꼬시럼허고(고소하고) 맛나요야. 요고 찰떡 조깐 자셔보쇼.” 딴 생각하던 나를 누가 흔들어 깨운다. “내 떡이 다음차례랑게 통게통게(두근두근)하요야!” 다른 할매는 틀니를 딸그락거리며 왔다갔다 부산스럽다.

<임의진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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