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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7 말 죽은 데 체장수 모이듯 한다.
지금도 체라는 도구를 쓰나 모르겠다. 가루를 곱게 치거나 액체를 밭거나 거르는데 쓰는 기구를 체라고 한다. 어릴 적엔 체를 가지고 개울에 나가 고기를 잡다 체에 구멍을 내서 부모님께 혼이 나기도 했다.
얇은 나무로 둥근 모양의 쳇바퀴를 만들고 말총이나 헝겊, 나일론이나 철사 따위로 된 쳇불을 메웠다. 도표나 도안 따위를 그리는데 쓰기 위해 일정한 간격으로 사이를 띄워 가로와 세로로 줄이 가게 그려놓은 체눈종이(혹은 채눈종이)처럼, 쳇불의 재료만 달랐을 뿐 대개의 경우 체눈은 고왔다. 체눈이 고우면 고울수록 가루를 곱게 거를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말 죽은 데 체장사가 모여드는 것은 체를 만드는데 쓰는 말총을 구하기 위해서이다. 말의 갈기와 꼬리의 털을 말총이라 불렀는데, 바로 그 말총이 쳇불을 메우는 재료로 쓰였기 때문이다.
일과 관련 어쩔 수 없는 일이라 하여도 말 죽은데 체장수 모이는 것은 왠지 스산해 보인다. 혹 내가 갖는 만남이 말 죽은데 체장수 모이는, 그런 만남은 아닌지를 돌아보게 된다. 다른 이의 사정이야 어떻든 나의 이익과 관련된, 그런 만남은 혹 아닌지를. ⓒ한희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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