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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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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에 길을 낸 새들은 줄기찬 안개비를 뚫고 햇살의 땅으로 날아왔다. 간만에 나도 밭에 나가 감자밭 풀을 맸다. “비가 오사게 내리듬마 인자 훌미지근하고(후텁지근하고) 그라겄네. 어덕박(언덕)에다 옥시시도 숭구고 그래야 할레할레 놀재. 모냐창게(먼젓번) 들꾀가루 뿌래가꼬 오리탕은 잘 자샜능가?” 단골집서 사오셨다고 한 그릇 나눠서 퍼주신 오리탕, 내가 먼저 인사를 했어야 옳았는데. “사대강이다 머시다 나라꼴도 까깝시럽고, 신청보냥을 안허고 살 수도 없이 햇빛증책은 폴새 어장(결딴)이 나불었고, 군사 독재랑 아삼륙으로 다를 바가 하나가 없어불어. 보도시(겨우) 살만하게 된 시상을 저승가매에다 태야 불고 아조 얼채기가 없네야. 핑야(결국) 선거 앞두고 촐랑개들 숭악시런 속임짓들이 아니겄어. 쌩베락을 맞을 거여. 암, 그라고 말재.” 아재는 수행하던 진돗개랑 눈을 한 번 맞추더니 목덜미를 간질인 뒤, 개가 어쩌고 하는 욕지기를 한바가지 더 쏟아붓고서야 산길로 사라졌다. 자기보고 한 욕이 아니라는 것쯤 안다는 듯 진돗개는 패션모델보다 멋들어진 뒤태로 앞장을 섰다.
먼저 죽은 아내가 놓고 간 써금써금한 장롱에 기대어 뉴스를 보다가 나왔을 아재. ‘고추 먹고 맴맴 농약 먹고 맴맴’ 고생스러운 생을 살아오며 너무도 많이 당해서 더 당하고 살 무엇도 없게 된 그이다. 세상에서 제일 정직한 것은 땅 아니겠는가. 심은 대로 거두는 정직한 땅. 이 땅을 일구는 농부만큼 정직한 누구도 없을 것이다. 이런 정직한 국민들에다 대고 정직한 사람들이 되라 부잣집 누가 그랬다던데, 정말 하늘 부끄러운 줄 모르는 소리렷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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