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 들장미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2386 추천 수 0 2010.08.22 13:28:43
.........

20100603_01100130000001_01M.jpg

“웬 아이가 보았네. 들에 핀 장미화, 갓 피어난 어여쁜 그 향기에 탐나서 정신없이 보네. 장미화야 장미화, 들에 핀 장미화….” 슈베르트의 가곡 ‘들장미’를 종종 입에 머금는 즈음이다. 나비떼처럼 팔랑거리면서 산밭을 오가는 사람들, 찔레꽃이 어찌나 예쁘던지 다들 멈칫하고 꽃바람에 젖어든다. 우리나라 들장미 이름은 찔레꽃, 어둑어둑한 세상에 불켜진 봄밤의 가로등 닮은.

집터에 딸린 채전밭 말고도 양지바른 산밭에 도라지도 심고 매실나무도 가꿀 요량으로 이장 형님에게 한 뙈기 물색해주시라 부탁드렸더니 산길에 인접한 조그만 무덤 터를 한 번 일궈보라신다. 사는 날 동안 그냥 밭은 공짜로 임대, 이장 형님이랑 병어 찜에다 맑은 술 한잔이면 그걸로 계산 끝이 된다. 둘러보니 엄동 혹한에야 피는 성에꽃처럼 세상이 어두울 때 가장 하얗게 핀다는 들장미가 나를 반겨주었다. 혼자 남겨질까봐 졸졸 따라다니던 그림자도 들장미를 보더니만 단번에 반해서 나를 떠나가 버렸다. 그림자도 잃어버리고 돌아온 오후, 한 번 돌무지를 일궈보겠다고 결심을 세웠다. 그리고 산밭에 매달리기를 며칠, 땀으로 멱을 감으면서 낑낑거렸더니만 제법 밭모양이 생겨났다. 친구들은 나라 걱정에 불면증까지 앓는다는데, 나는 피곤에 절어 초저녁에 밥상을 물림과 동시에 곯아떨어지고 만다.

산밭 입구에 핀 들장미, 찔레꽃 덩굴을 보는 맛으로 벌떡 일어난다. 세상 사는 맛이 이 정도면 족한 것인데 너무 과한 욕심들을 부리지는 않는 건지…. 노른자 땅에 피는 돈꽃을 탐하다가 돈독에 오른 사람들은 절대로 모를 테지. 가난과 고독 속에서도 저 아름답고 눈물겨운 들장미를 노래한 슈베르트의 연민 어린 영혼, 그리고 그 향기에 탐이 나서 다가갔다는 한 아이의 맑은 영혼을.   ⓒ 경향신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555 김남준 복음 교리에 대한 싫증 김남준 2010-08-29 3765
6554 김남준 은혜의 능력 김남준 2010-08-29 3905
6553 김남준 전심으로 하나님을 추구하라 김남준 2010-08-29 4084
6552 김남준 해갈의 방법, 영적인 연합 김남준 2010-08-29 3956
6551 김남준 견고하며 흔들리지 말며 김남준 2010-08-29 4750
6550 김남준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합니까? 김남준 2010-08-29 4366
6549 임의진 [시골편지] 빨간 목장갑 file 임의진 2010-08-22 2447
6548 임의진 [시골편지]새어머니 file 임의진 2010-08-22 2168
6547 임의진 [시골편지] 고물 경운기 file 임의진 2010-08-22 2351
6546 임의진 [시골편지] 사랑방 손님 file 임의진 2010-08-22 1988
6545 임의진 [시골편지] 만화책 file 임의진 2010-08-22 2016
6544 임의진 [시골편지] 여름 방학 file 임의진 2010-08-22 2382
6543 임의진 [시골편지] 두 개의 귀 file 임의진 2010-08-22 2156
6542 임의진 [시골편지] 팥빙수 file 임의진 2010-08-22 2514
6541 임의진 [시골편지] 모차르트 file 임의진 2010-08-22 2076
6540 임의진 [시골편지] 러시아 여행 file 임의진 2010-08-22 2552
6539 임의진 [시골편지] 히피 매미 file 임의진 2010-08-22 2188
» 임의진 [시골편지] 들장미 file 임의진 2010-08-22 2386
6537 김남준 아담과 하와도 싫증을 느꼈을까? 김남준 2010-08-15 3789
6536 김남준 죄책과 오염 김남준 2010-08-15 4491
6535 김남준 뜻을 세우는 사람 김남준 2010-08-15 3823
6534 김남준 싫증이 없으신 하나님 김남준 2010-08-15 3811
6533 김남준 영혼과 마음의 연합 김남준 2010-08-15 3880
6532 김남준 하나님은 사랑이시라 김남준 2010-08-15 3718
6531 김남준 사랑이 있어야 질투도 합니다. 김남준 2010-08-15 3814
6530 김남준 자녀를 심판하시는 하나님 김남준 2010-08-15 3600
6529 김남준 싫증이 이름을 다하는 곳 - 천국 김남준 2010-08-15 3901
6528 김남준 싫증을 느낄 틈이 없는 곳 김남준 2010-08-15 3482
6527 김남준 시간이 모자라는 하나님의 백성들 김남준 2010-08-15 3856
6526 김남준 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김남준 2010-08-15 3842
6525 김남준 나에게만 긴 설교 김남준 2010-08-02 3661
6524 김남준 마음 밭에 떨어진 죄 김남준 2010-08-02 3525
6523 김남준 상상부터 출산까지 김남준 2010-08-02 3528
6522 김남준 둘도 없는 친구, 죄와 싫증 김남준 2010-08-02 3810
6521 김남준 제 집 안방 드나들 듯 김남준 2010-08-02 3695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