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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편지] 두 개의 귀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2156 추천 수 0 2010.08.22 13:3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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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락가락 장맛비 사이로 맨머리 따가운 폭염과 열대야가 망나니 칼춤마냥 설쳐대는 고난절이다. 오일장에 나가 푸성귀 보따리를 풀던 할매들도 이런 사나운 소금바람 앞에선 일손을 놓고 두문불출. 모두들 이산가족 상봉하러 판문점으로 가버린 거같이 고요한 동네는 을씨년스럽기조차 하다. 그러나 귀를 종긋 세우고 들어보면 흐린 전등 아래서 프라이팬 생선구이 냄새가 밴, 반쯤 누렇게 탄 신문 쪼가리를 펼치고서 소리 내어 읽으시는 총기가 아직 또렷한 목소리. 마태복음, 마가복음 성경책을 읽으시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는 장면에선 자기 자식 죽은 거 ‘맹크롬’ 서럽게 울기도 하시는 어머니. 건넛집에선 독실한 보살님, 하루 온종일 소매끝 염주알 굴리는 소리도 자갈자갈 담장을 넘어 들려오누나.

더욱 크게 볼륨을 높여야 성이 차는 소음천지 바깥세상과는 다르게 여기선 사막여우처럼 귀를 둥그렇게 세우고 예민하게 엎드리면 들리는 소리가 수천, 수만가지다. 목소릴 땍땍거리며 높여야 말발이 선다고 믿는 강퍅한 현대인들, 걸핏하면 거짓말에다 실없는 농담이나 해대는 무례한 자들은 절대로 이런 낮고 소소하되 거룩한 소리들을 들을 수 없을 것이다. 신이 입은 하나, 귀는 두 개 좌우로 달아주신 이유는 아마도 좌우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될 수 있으면 말을 아끼라는 뜻으로 그러셨지 않을까. 예수님은 ‘들을 귀 있는 사람’을 애타게 찾으셨다. 잘 듣지 않고 온통 ‘떠드는 입’들은 이제 지겹다. 입으로 사는 사람 말고 귀로 사는 사람을 만나고 싶은 시절이다. 우선 지금, 내 조그만 목소릴 들어주신 당신, 고마워요!  ⓒ 임의진 목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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