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 팥빙수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2514 추천 수 0 2010.08.22 13:31:59
.........

20100729_01100130000004_01M.jpg

 석지붕 기와지붕 할 것 없이 낮때는 재글재글 끓고, 서늘바람 부는 저녁으스름만 기다리는 처지다. 하는 일도 없는데 배는 왜 금방 고파지는지. 군것질거리로 심은 방울토마토가 요마마하던 게 어느새 엄지만큼 굵고 실하게 자랐다. 한바가지 따러 밭에 들어갔는데 토마토 넝쿨에서 나는 특유의 알싸한 향기가 후욱- 코를 덮쳤다. 옹달우물 퍼마시듯 깡똥한 바짓가랑이 아래를 모기가 마주잡고 빨아대는데도 정신을 놓을 만큼 강한 향기였다. 모기에게 간신히 빼앗은 방울토마토 몇 알, 개다리소반에 올려놓고 하나 둘 톡톡 깨물자니 향기가 내 몸속 깊숙이 스며드는 느낌이랄까. 세상의 어떤 향수도 이처럼 강렬하거나 순수하지 못할 것이다. 마지막 남은 한 개 방울토마토를 위하여 팥빙수를 만들 생각을 했다.

얼음을 꺼내 분쇄기에 갈고 팥을 또 한줌 삶아서 갈았다. 방울토마토를 맨 꼭대기에 얹으니 팥빙수 완성. 요전 날 어떤 친구가 요즘 제일 먹고 싶은 게 뭐냐고 묻는데 팥빙수라고 대답했었다. 인파들 흘러가는 길목 어귀의 카페에 앉아 친구랑 왕 수다를 떨면서 팥빙수 한 그릇 먹고 싶었다. 하지만 으슥한 산촌에 틀어박혀 심심소일하면서 만들어먹는 이런 팥빙수도 그럭저럭 먹을 만하다. 그리고도 뜨내기장사하는 카페에서 무공해 방울토마토를 얹어주지도 않을 테고 말이다.

여름은 이러다 저러다 지나갈 것이고 팥빙수의 계절도 얼마 남지 않았으렷다. 그러니 서둘러야겠다. 다음번에 대처에 나가면 팥빙수를 가운데 놓고 친구들이랑 여름의 맛과 향, 인생의 맛과 향을 절절이 나누어야겠다. 그대도 서둘러 보심이….  ⓒ 임의진 목사. 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565 이현주 닮은꼴(갈3:26) 이현주 2010-09-19 3979
6564 이현주 지금 여기에 (잠8:1-3) 이현주 2010-09-19 3625
6563 이현주 터무니없는 착각(롬16:21-23) 이현주 2010-09-19 3851
6562 이현주 없는 발자취(시77:19-20) 이현주 2010-09-19 3851
6561 이현주 왜 그 길을 가는가? (눅9:23-24) 이현주 2010-09-19 4000
6560 김남준 은혜의 마음 김남준 2010-08-29 3847
6559 김남준 기도의 실천 김남준 2010-08-29 3827
6558 김남준 쓸모 없는 신자 만들기 다섯 단계 김남준 2010-08-29 3750
6557 김남준 말씀의 미각 김남준 2010-08-29 3682
6556 김남준 복음에 대한 싫증 김남준 2010-08-29 3884
6555 김남준 복음 교리에 대한 싫증 김남준 2010-08-29 3765
6554 김남준 은혜의 능력 김남준 2010-08-29 3905
6553 김남준 전심으로 하나님을 추구하라 김남준 2010-08-29 4084
6552 김남준 해갈의 방법, 영적인 연합 김남준 2010-08-29 3956
6551 김남준 견고하며 흔들리지 말며 김남준 2010-08-29 4750
6550 김남준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합니까? 김남준 2010-08-29 4366
6549 임의진 [시골편지] 빨간 목장갑 file 임의진 2010-08-22 2447
6548 임의진 [시골편지]새어머니 file 임의진 2010-08-22 2168
6547 임의진 [시골편지] 고물 경운기 file 임의진 2010-08-22 2351
6546 임의진 [시골편지] 사랑방 손님 file 임의진 2010-08-22 1988
6545 임의진 [시골편지] 만화책 file 임의진 2010-08-22 2016
6544 임의진 [시골편지] 여름 방학 file 임의진 2010-08-22 2382
6543 임의진 [시골편지] 두 개의 귀 file 임의진 2010-08-22 2156
» 임의진 [시골편지] 팥빙수 file 임의진 2010-08-22 2514
6541 임의진 [시골편지] 모차르트 file 임의진 2010-08-22 2076
6540 임의진 [시골편지] 러시아 여행 file 임의진 2010-08-22 2552
6539 임의진 [시골편지] 히피 매미 file 임의진 2010-08-22 2188
6538 임의진 [시골편지] 들장미 file 임의진 2010-08-22 2386
6537 김남준 아담과 하와도 싫증을 느꼈을까? 김남준 2010-08-15 3789
6536 김남준 죄책과 오염 김남준 2010-08-15 4493
6535 김남준 뜻을 세우는 사람 김남준 2010-08-15 3823
6534 김남준 싫증이 없으신 하나님 김남준 2010-08-15 3811
6533 김남준 영혼과 마음의 연합 김남준 2010-08-15 3880
6532 김남준 하나님은 사랑이시라 김남준 2010-08-15 3718
6531 김남준 사랑이 있어야 질투도 합니다. 김남준 2010-08-15 3814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