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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익자 체장수 지나간다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3827 추천 수 0 2011.01.20 22: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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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9. 술 익자 체장수 지나간다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릴 때가 있다.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고 생각될 때가 드물지만 찾아온다. 그럴 때 썼던 말이 ‘술 익자 체장수 지나간다’는 말이었다.
‘체’란 가루를 곱게 치거나 액체를 밭거나 거르는데 쓰는 기구였다. 체를 많이 사용하던 시절에는 이 마을 저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다 헤어진 쳇불을 갈아 끼워 주거나, 얼레미, 도디미, 생주체, 고운체 등 체를 파는 체장수가 있었다. 그만큼 일상생활 속에서 체의 사용이 많았던 것이다.
우리의 전통 술인 막걸리는 술이 익은 후에 술막지를 체로 걸러낸 후에야 먹을 수가 있었다. 술이 알맞게 익어갈 무렵 술 맛이 궁금하던 차에 때마침 술을 거를 체 파는 장수가 왔으니 일이 그렇게 잘 맞을 수가 없다. ‘술 익자 임 오신다’는 속담 또한 더할 나위 없이 일이 잘 맞아 돌아가는 즐거움을 표현하고 있다.
늘 그럴 수야 없는 일이겠지만 그래도 술 익자 체장수 지나가는, 술 익자 임이 찾아오는 기가 막힌 즐거움이 더러더러 우리에게 있어 답답한 숨구멍을 터 주었으면.  ⓒ한희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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