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 징글징글 징글벨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2936 추천 수 0 2011.03.16 19:59:37
.........

20101202_01200130000003_02L.jpg

들쳐 멘 가방보다 쬐깐해 보이는 꼬맹이들이 날쌘 걸음으로 교문 안에 골인. 두어 주 꾹 눌러 참으면 겨울방학 아닌가. 아이들 학교 가는 발걸음이 어제와 다르게 잽싼 까닭이겠다. 그 옆길로 미용실 ‘샴푸요정’엔 라디오 소리가 흥겹다. “종소리 울려라 종소리 울려, 우리 썰매 빨리 달려 종소리 울려라.” 흰눈이라도 푸지게 내리는 날이면 징글징글하게 울려퍼질 성탄 캐럴. 마수걸이 손님으로 들어온 아지매 파마를 올리기 시작한 미용실에 성탄 트리 전구알도 박자를 맞추며 깜박깜박. 사람마냥 파마머리를 한 전나무는 은빛 방울목걸이와 은실 머리핀으로 어여쁜 치장을 하였구나. 느리광이 목사님의 교회당보다 훨씬 이르고 빠른 성탄 장식이 아닌가 싶다. 미용실은 아줌마들이 독차지하고서 ‘박지성 파마’를 많이 하고, 아저씨들은 ‘무조건이야’ 이발소로 집합이다.

입들이 걸고 한눈에도 드센 기운이 팍팍 느껴지는 아줌마들과 한데서 괜히 얼굴 부딪치고 싶지 않은 거다. 길가다가 잠깐 눈길을 미용실로 맞추면 아는 얼굴의 아줌마들이 투명한 외계행성 탐사 헬멧을 눌러쓰고 앉아들 계신다. 눈에 걸렸다간 나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이바구질 하실까봐 얼른 목도리에다 얼굴을 파묻는다. 거기서 또 나도 모르는 내 인생 스토리가 만들어지기도 할 것이며 사돈네 팔촌까지 박박 신원조회를 하실지도 모르는 터.

뻔하고 뻔한 이웃들, 변함없는 골목과 집들, 작년 아니라 수년 전과 비교해도 별로 달라진 게 없는 소읍에서 사는 게 징글징글할 때가 있다. ‘징그럽다, 징하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촌사람들. 그런데 하얀 눈이라도 내리는 아침이면 꼬맹이들이랑 탄성을 지르면서 발을 구르며 뛰쳐나온다. 오매 좋응그… 징글징글한 징글벨도, 징그런 얼굴들도, 그날은 다 징그럽게 좋아부러!

임의진 목사·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5025 김남준 사랑이 용서의 완성입니다 김남준 2002-12-05 1007
5024 김남준 신앙생활의 두 가지 어려움 김남준 2014-01-01 1006
5023 홍승표 [김형영] 돌아가리라 홍승표 2003-02-13 1006
5022 이현주 도(道)의 뜻 이현주 2002-06-24 1006
5021 한희철 교회꾼, 교회 한희철 2002-05-14 1006
5020 이현주 선택 이현주 2004-03-09 1005
5019 임의진 [시골편지] 마음의 온도를 올리는 방법 임의진 2013-12-15 1004
5018 한희철 새벽길 한희철 2013-12-01 1004
5017 한희철 부적과 신앙 한희철 2003-12-14 1004
5016 이현주 아름다운 세대교체 이현주 2003-06-13 1004
5015 홍승표 [안도현] 첫날이불 홍승표 2002-10-15 1004
5014 김남준 우리는 하나님의 유일한 소망 김남준 2002-07-07 1004
5013 이현주 도를 좇아서 살아가는일 [1] 이현주 2002-05-27 1004
5012 이현주 허공 이현주 2002-04-08 1004
5011 이현주 매미 이현주 2002-03-18 1004
5010 이해인 인생학교 이해인 2014-01-01 1003
5009 김남준 어떤 목자를 원하십니까? 김남준 2013-12-02 1003
5008 김남준 하나님의 마음 김남준 2003-11-19 1003
5007 김남준 기도의 영을유지하려면 김남준 2003-10-14 1003
5006 이현주 쉬운 길 [1] 이현주 2002-08-04 1003
5005 한희철 살빼는 이야기 한희철 2002-05-14 1002
5004 홍승표 [이관옥] 몸만 가지고 말한다면야 홍승표 2004-03-09 1001
5003 이현주 하늘의 명령(天命) [1] 이현주 2003-12-24 1001
5002 이현주 모르는 것은아무도 물을 수 없다 이현주 2003-07-04 1001
5001 한희철 제비 대신 황사 한희철 2002-05-14 1001
5000 이현주 바깥이 없는 하나님 이현주 2004-03-16 1000
4999 김남준 마음을 준비하라 1 김남준 2003-09-20 1000
4998 김남준 신자의 세상 사랑 김남준 2003-08-22 1000
4997 김남준 용서하지 못하는 두 가지 이유 [1] 김남준 2002-11-28 1000
4996 이해인 오늘도 십자가 앞에 서면 이해인 2014-01-01 999
4995 김남준 매우 특별한 관계 김남준 2013-12-27 999
4994 김남준 신앙의 출발 김남준 2013-12-27 999
4993 한희철 2113 따뜻한 기억으로 남는 손길 한희철 2004-01-17 999
4992 이현주 산수유꽃 이현주 2003-02-28 999
4991 김남준 하나님 나라는 오는가 김남준 2002-09-17 999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