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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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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4 돌각담 무너지듯하다
돌각담 혹은 돌담은 말부터가 정겹다. 야트막한 돌각담 사이로 난 실길목을 걷는 건 마음의 오솔길을 걷는 것과 다르지 않은 일이어서, 그 자체로 마음에 평화가 찾아들 것만 같다.
돌각담은 정으로 쫀 돌을 줄을 맞춰 정교하게 쌓은 담이 아니다. 여기저기서 뒹구는 아무렇게나 생긴 돌을 모아 얼기설기 쌓았을 뿐이다.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쌓은 것은 결코 아니어서 무엇 따로 접착제 없이 쌓여 있으면서도 돌각담은 비바람과 눈보라와 세월을 이겨 견딘다. 이끼가 낀 돌각담은 우리에게 겸손과 인내를 가르친다.
모양과 크기가 제각각인 돌들이 모여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고 붙잡아 줌으로 일정한 키를 얻고 마침내 담이 되는 돌각담, 그러기에 돌각담이 무너질 땐 한순간에 무너진다. 어디선가 누군가가 자기의 역할을 잊거나 포기할 때, 그것에 기댔던 돌들이 같이 무너지고 만다.
함께 모여야 이룰 수 있는 것들은 그렇게 모여 고유한 이름과 아름다움을 얻지만, 그 중 하나의 잘못으로 얼마든지 모두가 무너지게 된다. 쌓을 때는 모두가 필요해도 무너지는 데는 모두의 잘못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한희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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