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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편지] 강정마을 구럼비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2263 추천 수 0 2011.09.04 21: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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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립의 달인 ‘아매립카 아매립칸’ 미군의 따라장이들이 제주도에서 흉측한 매립을 선보이고 있다. 강정마을 구럼비를 시멘트로 통째 매립중인 해군기지 건설현장. 우다다다 해안바위를 인정사정없이 바수고 있는데 갈매기가 안 돼! 안된다구, 깍깍 소리를 질러대며 괴로워하고 있다. 그대, 귀를 모아 봐요. 이 소리가 들리지 않나요? 바람에 하늘로 부풀어 오른 생명 평화의 현수막들, 그대 눈을 떠봐요. 저 다급한 글씨가 진짜 보이지 않아요?

해군기지 건설을 온몸으로 반대하는 사람들이 해변에 천막집을 짓고 해군 건설단과 대치중이다. 이미 엉덩이 무거운 더블침대처럼 드러누운 시멘트 포대와 기계장비들, 키 높은 팬스는 공사현장을 아예 못 보게 막아버렸다. 우리 모두가 힘을 합해 들어 옮기지 않으면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더 질긴 이권과 축축한 욕심들. “무싱거 호미꽈? 도르멍 옵서.” 뭐하고 계세요, 뛰어서 얼른 오세요! 친구들이 구럼비에서 날 불렀다. 나는 구름을 달려 구럼비에 나타났다.

 

오래전 한라산이 안개 삿갓을 쓴 날부터 탐라섬 구럼비엔 할망, 하르방, 아방, 어멍, 소나이(사나이), 괸당(친척), 좀녀(해녀), 비나리(처녀), 넹바리(시집간 여자), 똘(딸), 홀아방, 홀어멍, 걸바시(거지), 송애기(소), 고냉이(고양이), 도새기(돼지), 강생이(개), 골개비(개구리) 몽생이(말), 베랭이(벌레), 생이(새)가 골골 촘촘 살고 있었다. 베체기(질경이) 소앵이(엉겅퀴), 하르비고장(할미꽃), 수십가지 낭(나무)들이 “어디 갔당 왐수꽈?” 어디 갔다 이제 왔냐며 내 손을 덥석 잡는다. 어쩐다, 어찌한다, 발을 동동 구르는 그들에게 “나 너무 늦게 왔지?” 미안해서 눈물부터 났다. 의젓한 돌하르방이 내 눈물을 닦아주고 기운없는 잔등을 토닥여준다. 구럼비 바위에 쪼그리고 앉아 멀리 남녘바다 이어도를 바라봤다. 도대체 살면 얼마나 산다고 이런 몹쓸 짓을 하면서 사는 걸까. 알고도 모른 척 남의 일인냥 외면하며 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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