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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편지] 도라지꽃 소녀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2650 추천 수 0 2011.09.04 21: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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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비탈에 도라지는 요새 들어 꽃잔치로 만장하여라. 옥수수잎 깻잎 상추잎 보통 잎들이 대세인 때인데, 밭모롱이 저 혼자서 꽃그늘을 펼치면서 소녀의 가느다란 팔목같이 희디 흰 뿌리를 또 뻗어가고 있음이렷다.

당신은 도라지꽃 전설을 아시는가. 옛날깐날 도라지라는 이름을 가진 한 소녀가 살고 있었더란다. 냉가슴 앓으며 사랑하던 동네 오빠가 중국땅으로 공부하러 떠나자 소녀는 절집에 들어가 허드렛일을 도우면서 부처님께 날마다 서원기도를 바쳤다.

그러던 어느 여름날, 절집으로 오르는 고갯마루에서 소녀는 오빠의 음성을 들었다. “도라지야. 내가 돌아왔다!” 놀랍고 반가운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는 순간, 아차! 소녀는 새하얀 도라지꽃으로 변하고 말았단다. 애타게 기다리던 오빠는 서해에서 배가 침몰하여 이미 저세상 사람… 바닷물처럼 푸른 얼굴로 소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청보랏빛 도라지꽃은 그래 오빠의 환생이라던가.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심심산천에 백도라지 한두 뿌리만 캐어도 대바구니 철철철 다 넘는다 에헤요 에헤요 에헤요…” 도라지타령이 절로 입가에 맴도는 하루. 더운 뙤약볕에 도라지꽃 고개 숙여 피어나고, 파르라니 머리 깎은 스님과 친구하듯 도라지꽃 종종 배알하였더니만 예수쟁이인 나마저도 불심이 생겨나는 거 같아라.

이 작고 보드란 꽃에게도 애절한 사랑이야기 하나쯤 반드시 깃들어 있는 거다. 사람도 벌레도 동식물도 밤하늘 별들조차 저마다 가슴 뜨거운 사랑이야기 하나쯤 품은 존재들이다. 누가 감히 그 얘기들을 들으려 않고 외면하고 부정할 수 있단 말인가. 눈만 뜨면 삽질로 생명 파괴, 자연 훼손. 도처에서 인명 경시, 인권 무시…. 미쳐 돌아가는 세상에서 나는 도라지꽃을 바라본다. 아니 소녀의 사랑스러운 눈망울과 마주하고 있음이리라.
<글·그림|임의진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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