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 남태평양 바나나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2485 추천 수 0 2011.09.04 21:21:52
.........
20110714_01200130000001_01M.jpg
남태평양 섬들을 골골샅샅 여행했을 때였다. 싱싱한 바나나와 야자열매에 중독되어 영화 <혹성 탈출>의 주인공이 나로구나 싶었다. 영화에서처럼, 해변에 ‘자유의 여신’들이 비키니 차림으로 드러누워 있지 않았다면 여기가 어디 다른 혹성인줄 착각했을 것이다. 날것으로 까먹는 바나나가 있는가 하면 기름에 튀겨서 소금을 뿌려 반찬 삼아 먹는 싱거운 바나나도 있더라.

식사 때건 간식 때건 하루 종일 바나나만 먹는 꼴이었다. 원숭이와 사람이 바나나를 나눠 먹으며 사이좋고, 바나나 나무 아래선 “예- 너랑 나랑은 말하자면은 그렇고 그런 사이…” 끼리들 키스를 나누며 행복해 하고… 세계를 방랑하는 히피들과 어울려 앤디 워홀의 바나나 그림이 박힌 티셔츠 차림으로 레게 춤을 추기도.

열대 지방 여행은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애를 먹고는 하는데, 흔하게 먹을 수 있는 바나나 덕분에 체중 유지를 어떻게든 하게 된다.
 
바나나가 없다면 저이들은 대체 뭘 먹고 살까 싶은 빈촌에선 껍질이 검게 상한 바나나도 함부로 내버리지 못하겠더라. 산비탈에서 직접 따온 바나나를 놓고 파는 행상들, 바나나처럼 휜 손으로 나를 부르던 검은 빛깔 아이들.

변함없이 그 길에 좌판을 깔고 앉아 주전부리를 찾는 여행자들을 마냥 기다리고 있겠지. 바나나면 사족을 못 쓰는 원숭이도 맛있게 먹는 걸 보아주는 누가 없으면 외로워서 입맛을 잃고는 한다지.

장날에 나가보면 트럭으로 떼다놓고 바나나를 팔더라. 비교적 값이 싸고 흔한 과일 축에 낀다. 그래도 냉장고를 싫어하는 바나나는 자존심 하나만큼은 대단해. 노란 바나나를 하나 손에 들고 있노라면, 어린 조카랑 바나나 우유를 쪽쪽 빨아먹을 때면, 남태평양 어디 섬나라에 있는 거 같다. 밥 말리를 틀어놓고 바나나처럼 태양처럼 노란 웃음을 지으면서 춤추고 싶어. 시방은 휴가철. 먼 바다로 못 떠나는 분들이랑 바나나 주스라도 갈아 마셔야지.
 
<글·그림|임의진 목사·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777 이현주 유다의 마지막(마27:3-10) 이현주 2022-03-16 5
12776 이현주 안디옥에서 설교하는 바울(행13:13-41) 이현주 2023-07-20 5
12775 이현주 안디옥에서 쫓겨나는 두 사도(행13:42-52) 이현주 2023-07-20 5
12774 이현주 안디옥으로 내려간 바울 (행18:18-23) 이현주 2023-08-03 5
12773 이현주 공회 앞에서 연설하는 바울(행22:30) 이현주 2023-08-29 5
12772 이현주 총독에게 호송되는 바울(행23:23-35) 이현주 2023-08-29 5
12771 이현주 총독에게 고발당하는 바울(행24:1-9) 이현주 2023-08-29 5
12770 이현주 총독 관저 감옥에서 2년을 보낸 바울(행24:24-27) 이현주 2023-08-29 5
12769 이현주 멜리데섬에 상육한 바울 (행28:1-10) 이현주 2023-09-12 5
12768 이현주 예수 그리스도라는 기초 위에 세워지는 건물들(고전3:10-17) 이현주 2023-11-14 5
12767 이현주 본인의 사도직을 비방하는 자들에게 하는 말(고전9:1-27) 이현주 2023-11-26 5
12766 이현주 조상들의 경험을 거울로 삼아(고전10:1-22) 이현주 2023-11-26 5
12765 이현주 고린도로 갈 계획에 대하여(고전16:5-14) 이현주 2023-12-08 5
12764 이현주 마지막 인사와 축원(엡6:21-24) 이현주 2024-02-26 5
12763 이현주 빌립보서 첫인사(빌1:1-2) 이현주 2024-02-26 5
12762 이현주 빌립보에 사는 형제들에 대한 고마움(빌1:3-11) 이현주 2024-02-26 5
12761 이현주 디모데와 에바브로디도를 보내면서(빌2:19-30) 이현주 2024-02-26 5
12760 이현주 골로새 교회와의 고마운 인연(골1:3-8) 이현주 2024-03-08 5
12759 이현주 초등학문을 졸업한 사람답게 처신할 것(골2:20-23) 이현주 2024-03-19 5
12758 이현주 두기고와 오네시모를 보내며(골4:7-9) 이현주 2024-03-19 5
12757 이현주 마지막 인사(골4:10-18) 이현주 2024-03-19 5
12756 이현주 데살로니가 첫인사 (살전1:1-1) 이현주 2024-03-19 5
12755 이현주 데살로니가 교회에 대한 감사의 말(살전1:2-10) 이현주 2024-03-19 5
12754 이현주 동족의 박해를 받는 교회(살전2:13-16) 이현주 2024-04-02 5
12753 이현주 사도들의 영광이며 자랑인 교회 (살전2:17-20) 이현주 2024-04-02 5
12752 이현주 데살로니가 교회를 위한 기도(살전3:11-14) 이현주 2024-04-02 5
12751 이현주 할례를 주장하는 유대인 개종자들(딛1:10-16) 이현주 2024-06-03 5
12750 이현주 천사들보다 우월하신 하나님의 아들(히1:1-14) 이현주 2024-06-17 5
12749 이현주 약속 위에 맺어진 더 좋은 새 계약(히8:1-13) 이현주 2024-06-27 5
12748 이현주 단 한번 당신을 제물로 바치신 그리스도(히9:23-28) 이현주 2024-06-27 5
12747 이현주 첫인사(약1:1-1) 이현주 2024-07-11 5
12746 이현주 사업하다 말고 사라져가는 부자들(약1:9-11) 이현주 2024-07-11 5
12745 이현주 형제들을 헐뜯지 말 것(약4:11-12) 이현주 2024-07-23 5
12744 이현주 장로들과 젊은이들에게 주는 권면(벧전5:1-11) 이현주 2024-08-19 5
12743 이현주 끝인사와 축원(벧전5:12-14) 이현주 2024-08-19 5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